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4조5663억 원, 영업이익 4조67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23%나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 사업의 약세로, 전반적인 수익성을 크게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7월 31일 공식적으로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적으로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저하가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DS부문, 예상치 크게 하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이번 분기 매출 27조9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였던 1조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6조4500억 원에 비하면 무려 6조 원 이상 감소한 수치로, 반도체 사업의 실적이 대폭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등의 비중을 높여 서버 수요에 대응했으며, HBM3E 제품의 판매 비중은 80%대 후반까지 확대되었다. 하반기에는 이 비중이 90%대 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 개발도 마친 상태로, 1c 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26년 본격적인 수요에 맞춰 HBM4 공급 확대를 준비 중이며, 이에 필요한 투자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메모리 부문도 부진 

시스템 LSI 부문은 GAA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온칩(SoC)을 주요 플래그십 모델에 공급하며 매출은 유지했으나, 첨단 제품 개발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파운드리 부문은 매출은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AI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한 영향으로 재고 충당금이 발생했다. 또한 성숙 공정 라인의 가동률 저하도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 제약이 있었다. 

다만, 테슬라와의 23조 원 규모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 체결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첨단 제품을 수주하며 선단 공정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대형 고객사로부터의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미국 테일러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함께 설비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DX부문 실적 견조...신성장 분야 투자도 강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매출 43조6000억 원, 영업이익 3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신모델 출시 주기가 지난 영향으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안정적인 판매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개선되었다. 네트워크 부문 역시 해외 매출 증가와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Neo QLED, OLED, 초대형 TV의 판매 비중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에어컨 판매 호조와 AI 기반 고부가 제품 확대 덕분에 수익성이 높아졌다. 

하만은 매출 3조8000억 원, 영업이익 5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 패널 판매 증가로 매출 6조4000억 원, 영업이익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AI, 공조, 로봇 등 신성장 분야에서 추가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M&A 전략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다양한 후보 기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무역 이슈도 주시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8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미국 상무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 발표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니터 등 완제품까지 포함돼 있어 삼성전자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