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을 정치 아닌 '인간 존엄과 자유'로 접근
교육, 장학금, 영어교육, 애드보커시 펠로우 등
탈북민 구조 넘어 '자립'과 '변화 주체' 이끌어
맞춤형 콘텐츠·안전 기술로 北 내부 정보 유입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비영리단체 링크(LiNK·Liberty in North Korea, 대표 송하나)가 1,400여 난민 구호, 1,100여 명의 탈북민 성장 지원 등의 성과를 발표했다. 링크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년간의 활동 내역과 비전을 전했다.
2004년 미국에서 설립된 링크는 '북한 문제'를 구조나 정치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 시선으로 접근해 왔다. 탈북민 구조를 넘어 그들이 새로운 사회에 안착하고 존엄한 삶을 시작하도록 도우며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도록 노력해 왔다.
링크는 2025년 7월 기준으로 총 1,396명의 북한 난민과 그 자녀를 구조했으며, 그 중 1,351명은 한국에, 36명은 미국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또 500명 이상의 가족 재회, 44건 이상의 재정 지원이 이뤄졌다.

▲탈북민 구호 사역에 그치지 자립과 성장, 국제 인식 개선까지 접근한 송한나 대표는 "단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링크의 핵심 사역 중 하나"라고 밝혔다. ⓒ링크 제공
107명 교육 및 장학금 지원, 569명 영어 교육 프로그램 참가, 18명 애드보커시 펠로우, 338명 코로나19 대응 지원 등으로 '단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2023년과 2024년 장학금을 받은 안성혁 씨는 "링크 덕분에 시라큐스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무사히 마쳤고, 11개 박사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었다"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를 잘 이해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5건의 기술 프로젝트, 24개의 맞춤형 콘텐츠 개발, 1건의 디지털 보안 연구, 97명 탈북민 협력자 참여를 이끌었다. 링크의 파트너인 Open Technology Fund 냇 크렛천 전략책임자는 "정보의 흐름은 북한 사회 변화의 핵심이다. 링크의 콘텐츠 및 기술 개발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일도 중요한 사역 중 하나로, 지난 20년간 북한을 '정권'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확산시키기 위해 미디어·교육·정책 옹호 활동을 국제사회와 함께했다. 4,660만 온라인 도달, 35만 명 오프라인 참여, 1,305번 미디어 언급, 1,000개 이상의 링크 팀(누적 수치), 200명 노마드 활동가(7년간 16회 북미 투어 캠페인을 통해 4,500개 이상의 행사 진행), 18명 애드보커시 펠로우를 이뤄냈다.

▲링크는 미디어를 통해 북한에 대해 정권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이야기, 고통의 재현이 아닌 회복과 변화의 서사를 전하고자 했다. ⓒ링크 제공
이 사역의 중심에는 송하나 링크 대표가 있다. 송 대표는 할머니가 한국전쟁 당시 평양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그 삶에 대해 들은 적은 거의 없었고, 북한은 그녀에게도 '남의 일'이었다. 그러던 중 탈북민 수용소 경험을 다룬 책을 읽었고, 조사를 거듭하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과 규모에 비해 전 세계의 관심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함을 깨달았다.
한국계 미국인, '수용소' 책에서 문제 심각성 느껴
미국 광고 에이전시 그만두고 중국 국경으로 향해
"세상과 단절된 폐쇄적 환경, 억압 체제 지속시켜"
BBC 인터뷰서 "문재인 정부 때 가장 큰 어려움"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는 광고 에이전시에서의 커리어를 그만두고 2005년 겨울 중국 국경으로 향했다. 그곳 여섯 살 탈북 아동을 처음 만났다. 당시 부모는 체포돼 북송을 앞두고 있었고, 아이는 홀로 은신처에 남겨진 상태였다. 송 대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를 꼭 껴안던 그 아이의 모습에서, 다시는 부모를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의 슬픔과 분노가 링크를 이끌어온 20년간의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송 대표는 "북한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종종 '너무 정치적이라 다루기 어렵고 변화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한다. 북한 주민을 고립된 피해자나 억압받는 존재로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 단순히 피해자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우리 동료와 같은 존재들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북한 출신 청년 스토리텔러 18명이 구성한 '애드보커시 펠로우'들이 활동하는 모습. ⓒ링크 제공
미디어를 통해 북한에 대해 정권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고통의 재현이 아닌 회복과 변화의 서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고정된 체제와 고통받는 주민들'이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 가능성과 회복력을 이야기하는 보도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2012년 이후 CNN, BBC, NPR 등에서 보도된 기사만 1,300건이 넘는다.
변화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했으며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감수성에 주목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링크 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캠페인과 로드트립, 소셜미디어 활동 등으로 온라인 4,660만 명 이상, 오프라인 35만 명 이상에 활동을 알렸다. 20년간 1,000개 이상의 링크 팀이 활동해 왔고, 북한 출신 청년 스토리텔러 18명이 구성한 '애드보커시 펠로우'는 8천 명 이상이 북한이탈주민과 직접 만났다.
송 대표는 "북한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정보 환경을 유지하고 있고, 2,500만 주민을 세상과 단절시키는 방식은 억압적인 체제가 지속되도록 한다"며 "외부 정보를 북한으로 들여오는 것은 변화를 촉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며, 북한 주민들이 결국 자신들의 나라를 변화시키고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데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는 늘 '그건 너무 어려운 일 아니야?'라는 질문 앞에 놓였지만, 언제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선택을 해왔다"며 "북한 주민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링크는 그 변화를 함께 이끌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감수성에 주목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링크 팀'을 결성했고,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캠페인과 로드트립, 소셜미디어 활동 등으로 온라인 4,660만 명 이상, 오프라인 35만 명 이상에 활동을 알렸다. ⓒ링크 제공
한편 송 대표는 한국에서 조기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진보 정권 출범이 북한 인권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당시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5개 행정부 중) 문재인 정부 때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을 제정하고 2명의 탈북어민을 강제 북송하는 등 인권보다 남북관계를 중시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과거 20년간 실시해 오던 하나원에서의 조사 권한을 3년간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BC는 "송 센터장(북한인권정보센터)은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세력이 다시 집권한다면 그들이 보여 줬던 역사적 행보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