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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신앙의 중심이라 말한다. 그러나 예언자 아모스는 이를 정면으로 뒤흔든다. 정의가 사라진 제사, 공의가 없는 제물, 약자를 외면하는 예배는 하나님께 조롱받는 예배일 뿐이다. 신간 <아모스서 바로 읽기>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낯선 예언서를 어떻게 제대로 묵상하고 삶에 적용할지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귀한 책이다.  

저자 차준희 교수(한세대학교 구약학)는 "이 책은 전문가와 비전문가, 신학생과 목회자 모두를 위한 선물"이라 밝힌다. 아모스서의 일차적인 의도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실제 삶의 자리에서 아모스의 메시지를 어떻게 살아낼지를 함께 묻는다. 단순한 성서 주해를 넘어, 예언자 아모스가 오늘 한국 사회에서 외쳤을 법한 외침을 독자의 가슴에 되살려준다. 

책 전반에서 중심이 되는 키워드는 '정의'와 '공의'이다. 그러나 이 단어들은 단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저자는 이 둘을 "공동체 의식"이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 자는 반드시 이웃을 형제로 인식하게 되며, 그 안에서 '연대의 영성'이 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과 이웃 앞에서 의롭게 사는 것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책 속에서는 하나님이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며 약자를 억압하는 자들을 향해 진노하신다고 선언한다. 특히 아모스 2장 13절의 말씀을 인용하며, 약자를 짓누르는 자에게 하나님이 "너희를 누르겠다"고 응답하신다는 해석은 무겁게 다가온다. 그리고 하나님은 단지 예배당 안에 머무는 신이 아니라, 시장터에서, 일터에서, 가정에서 '정의'와 '공의'를 찾으시는 분임을 강력하게 강조한다. 

책은 오늘날 크리스천들의 예배가 과연 하나님의 조롱을 피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진정한 회개와 자기 반성이 없는 채 형식만을 갖춘 예배, 약자를 외면하고도 의롭다 자부하는 종교적 열심은 아모스의 시대뿐 아니라 오늘의 교회에서도 하나님의 분노를 불러온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아울러 저자는 '하나님 사랑'이 '이웃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참된 신앙이 아니라 오히려 죄악이라 단언한다. 부모를 외면하며 교회 봉사에만 열을 올리는 자, 이웃의 고통에 무감한 채 십일조로 의무를 다했다고 여기는 자는 모두 예언자 아모스의 경고 앞에 정직히 서야 한다. 

<아모스서 바로 읽기>는 아모스를 '정의의 예언자'라 부르는 이유가 단지 암송 구절(암 5:24)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아모스는 일상 속에서 정의를 실천하라고, 시장터의 도량형 하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기준을 따르라고,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진짜 신앙을 증명하라고 명령하는 예언자다. 

이 책은 단지 설교 준비를 위한 자료집이 아니다. 아모스서를 처음 접하는 평신도부터, 본문에 천착하려는 신학생,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아모스의 외침을 묵상하고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예배를 넘어 일상으로, 말씀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확고한 신앙적 방향을 제시한다. 

<아모스서 바로 읽기>는 지금 시대의 '예배자'들이 정직하게 묻고 고백하도록 만든다. "나는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그 질문이 독자들의 마음을 다시 정의의 강가로 이끌고, 공의의 물결 위에 세운 믿음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이 책은 아모스의 오래된 외침을 오늘 독자들의 삶 속에서 새롭게 울리는 살아 있는 신앙의 나팔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