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에 8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대량의 케타민을 숨겨 국내에 반입하려던 40대 중국인 남성이 김포공항세관에 의해 적발돼 구속됐다. 이번 적발은 김포공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의 마약 밀수 시도로 기록됐다. 

관세청 김포공항세관은 28일, 지난 4월 20일 중국 국적의 남성 A씨(47)가 자신의 여행용 가방에 케타민 24kg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케타민은 일명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남용 시 환각, 환란, 기억 손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철저히 규제되고 있다. 

세관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마약 밀수를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프랑스와 일본을 경유하는 복잡한 환승 경로를 이용했다. 일본발 김포행 항공편이 마약 밀수 위험도가 낮다는 인식을 노린 우회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포공항세관은 A씨가 기탁한 수하물에 대해 X-ray 정밀 판독을 실시하던 중, 이상 음영을 발견하고 해당 가방에 전자표시를 부착해 동선을 추적했다. 이를 확인한 A씨는 공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도주를 시도했으나, 사전에 준비된 세관 직원이 그를 제지하고 검사대로 인계해 가방을 개장한 결과, 먹지와 은박으로 이중 포장된 케타민 24kg이 확인됐다. 

적발 당시 A씨는 해당 수하물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결과 네덜란드의 공급책과 텔레그램을 통해 밀수를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결국 긴급 체포됐다. 

김포공항세관 관계자는 "최근 인천공항세관의 단속 강화로 인해 김포 등 다른 공항을 통한 우회 반입 시도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단속과 감시를 통해 마약 밀수 차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