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랜스젠더 관련 이슈에 대한 비판적 활동으로 알려진 캐나다 보수 활동가 크리스 엘스턴(Chris Elston, 일명 '빌보드 크리스')이 호주 브리즈번시의회를 상대로 벌인 법적 다툼에서 승리를 거뒀다.
엘스턴은 지난 3월 브리즈번의 퀸스트리트몰(Queen Street Mall)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광고판(billboard)을 착용하고 캠페인을 벌이던 중, 인도 보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시의회 관계자에게 806 호주 달러(약 72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광고판에는 "아이들은 사춘기 억제제에 동의할 수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엘스턴은 벌금 처분에 불복하고, 인권법 연맹(Human Rights Law Alliance)의 지원을 받아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는 현장 영상 증거를 제출하며 "시의회 관계자는 내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거짓으로 협박했고, 메세지에 대한 경찰의 편향된 시각 때문에 내가 차별을 받았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브리즈번시의회는 최근 엘스턴에게 벌금 철회 결정을 통보했다. 시의회는 공문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검토하고 제반 사실 및 상황을 고려한 결과, 벌금 고지서(Infringement Notice 8000030612317)는 철회됐으며 귀하가 취할 추가 조치는 없다. 이 사건은 이제 종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엘스턴은 SNS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소식"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고, 이 같은 일이 자신의 공공 활동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스턴은 그간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캠페인으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2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트랜스젠더 활동가인 테디 쿡(Teddy Cook)을 트랜스젠더 문제 전문가로 임명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X에 올렸다.
이에 대해 호주 E-세이프티(E-Safety) 위원회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거부했고, 호주 내에서는 해당 게시물을 차단했다.
또한 이달 초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보수 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로이스 맥래치 밀러(Lois McLatchie Miller)와 함께 아동 사춘기 억제제 사용에 반대하는 내용의 광고판을 들고 있다가 벨기에 경찰에 체포됐으며, 이들은 곧바로 석방됐고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엘스턴은 지속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그의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지지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이번 호주의 벌금 철회 결정은 그가 향후 국제적 캠페인을 이어가는 데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