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지구촌교회 김성수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지구촌교회 김성수 목사

저는 지난주, 허리를 다쳐 며칠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짧은 거리조차 큰 시련이었습니다. 허리 통증이 조금 나아져 오늘 혼자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걷기. 이 단순한 행위가 갑자기 제게는 큰 축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에 오면 늘 큰 것들을 바라봅니다. 영주권, 셀러리 높은 직장, 아이들의 좋은 대학 입학.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목표만을 향해 달리다 보면 매일의 작은 기쁨들을 놓치게 됩니다. 시애틀의 아름다운 석양, 교회 형제자매들의 따뜻한 미소,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의 평화로운 순간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살전 5:18) 이 말씀이 이번 주에 제게는 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허리 통증으로 누워있을 때,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무 아픔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아침, 도움 없이 샤워할 수 있는 자유, 아내와 산책할 수 있는 평범한 저녁.

이민자로 살아가며 저는 늘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영어 실력의 부족,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인한 소외감, 고향의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하지만 이렇게 몸이 아프고 나서야 제가 이미 가진 것들의 가치를 제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되어 창밖을 한 참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시애틀의 흐린 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어제는 아이가 끓여준 서툰 라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습니다. 목장에서 제 소식을 듣고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감사했고, 문자와 전화 안부를 주신 지인 목사님들의 목소리가 참으로 달콤한 음악처럼 들렸습니다.

평범함 속에서 감사를 찾는 것이 기적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저에게는 허리가 아팠던 이 경험이 제게 준 감사의 소중한 교훈으로서 오래 간직하고자 합니다. 더 이상 큰 축복만을 기다리지 않고, 오늘 주어진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는 법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오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