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발전과 변화를 꿈꾼다. 저마다 신년 계획을 세우고 변화를 도모한다. 그래서 신년의 결심(Resolution)도 밝히고, 새해 기도 제목도 정한다. 그런데 거의 매년 후회와 아쉬움 가득한 연말을 맞는다. 새해 결심과는 거리가 먼 연말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결심만 하는 것일까?
건강한 변화는 비전과 실천에 있다. 분명한 비전과 구체적 실천이 없으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비전이 변화를 만든다. 꿈을 꾸어야 한다. 그러나 꿈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천이 필요하다. 실천이 없는 꿈은 허망하다. 진정한 꿈을 품은 사람은 제자리에 있는 듯해도 실천적 움직임이 있다.
우선 꿈꾸는 비전이 필요하다.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꿈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용감한 사람도 꿈을 잃어버리면 나락으로 떨어져 공허함에 휩싸일 것이라 했다. 그는 인생은 여행과 같고 꿈은 여행의 지도와 같다고 했다. 여행객이 지도를 잃어버리면 가던 길을 멈출 수밖에 없듯이 비전과 꿈이 없으면 인생도 멈춘다. 꿈이 없는 인생은 살았으나 죽은 인생이다.
실천을 통한 변화와 발전의 모델로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 할머니를 생각한다. 1961년 12월 13일에 101세의 나이로 사망한 그녀는 75세에 처음으로 붓을 들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78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늦깎이로 화가가 된 그녀는 남은 세월을 화가로 살면서 괄목할 만한 작품들을 남겼다. 미국 온 국민의 칭찬과 응원을 받았다.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을 담은 그녀의 작품과 그녀 노력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녀는 80세에 첫 전시회를 개최했다. 88세에는 미국 유명 잡지사의 ‘올해의 젊은 여성’이 되었다. 93세에는 그녀의 그림이 ‘타임’지 표지에 등장했고 100세 생일을 뉴욕시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을 선포했다.
101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점의 작품을 남긴 그녀는 꿈과 희망의 실현을 보여준 영웅이다. 그녀는 “꿈은 아이들만 꾸는 것이 아니다. 꿈은 나이와 상관없다.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당장 실천하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명언을 몸소 실천한 그녀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랜마 모지스의 이야기를 50대 중반에 처음으로 읽었다. 그때 필자는 이제 늙어 새로운 일은 못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 이야기는 중늙은이(?)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그녀가 부러웠고 닮고 싶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인생을 정리할 75세에 그림공부를 시작한 것도, 78세에 그림 그리기에 집중한 것도, 1600여 작품을 남긴 것도 모두 충격적으로 아름다웠다.
그때가 7년 전이다. 30년 목회 후 은퇴를 생각하며 LA로 이주한 중늙은이였던 나는 변화를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닥치는 대로 읽었고 기회가 있는 대로 글을 썼다. 어느 때는 매주 7개 언론사에 기고했다. 매일 새벽부터 밤 10시가 넘도록 읽고 쓰는 세월을 7년 달렸다. 이제는 읽고 쓰는 것이 삶이 되었다. 아직 미완의 이 달음박질을 더 힘차게 달리려 한다.
못 이룬 변화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지금도 변화되지 않은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젠 변화가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변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나이나 형편을 핑계 삼지 않고 꿈을 꾸고 꿈을 위해 뜨거운 열망으로 힘차게 달리려 한다. 모쪼록 비전과 치열한 실천으로 진정한 변화를 이루는 새해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