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은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사도행전 20:35)

 한국 사람으로 세브란스병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한국 최초 의료 선교사 Horace Allen이 한국에 나온 이듬해인 1885년에 조선 역사 4,000년에 처음으로 서양 진료소를 세우고, 제중원이라 명명(命名)했습니다. Allen의 후임으로 제중원 원장으로 온 캐나다 장로교회 의료 선교사 Oliver Avison이 1900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 선교사 대회에서 한국 의료 선교에 대한 보고를 하였는데, 보고가 끝난 후 한 신사가 Oliver에게 와서 한국에 병원을 세울 자금을 헌금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신사가 바로 Louis Severance 씨입니다.

 Severance씨는 지금도 거액인 1만 5천 달러를 기꺼이 한국 의료선교를 위해 헌금했는데, 에비슨은 이 돈으로 서울 역전에 대지를 사고 현대식 2층 건물을 지은 후, 병원 이름을 제중원에서 세브란스병원으로 개명하였습니다. 세브란스씨는 그 후에도 거금 3만 달러를 더 기부하여 1913년 의과대학 건물을 완공하였습니다.

 병원 건물을 완공한 Avison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의 목표를 10가지 정했습니다. 1.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미국에 있는 병원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2.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선 많은 미국 의사들이 일해야 한다. 3. 그러는 동안 한국인 의사들을 열심히 가르쳐서 미국 의사들이 떠난 뒤에도 높은 의료 수준을 유지하게 한다. 4. 훌륭한 교수들이 있어야 한다. 5. 학생들은 충분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6. 의료 시술만이 아니라 의학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7. 치과대학이 세워져야 한다. 8. 약학대학과 제약 사업이 있어야 한다. 9. 안과 진료, 치료와 안경 제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10. 약품, 안경 재료 등의 사업을 통해서 병원은 {제정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병원 부속 의학교에서는 1908년에 1회 졸업생 6명을 배출했는데, 당시 총감으로 있던 이등방문이 와서 대한민국 1호부터 6호 졸업생들에게 졸업장과 의사 면허증을 수여했습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현재 세브란스병원은 Avison 박사가 목표했던 10가지 항목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시절 우리에게 고액을 헌금해 준 세브란스의 믿음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브란스병원은 저 개발 국가에 자기들이 받았던 사랑과 은혜를 되갚고 있습니다.

 현재 세브란스 졸업생 약 90여 명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중동지역 등 여러 후진국에 가서 환자들을 치료 해 줄뿐만 아니라, 원주민 학생들에게 의학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국가의 젊은 의사들을 세브란스병원으로 초청해서 현대식 장비 운영과 진단 방법, 시술법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지역에서 500여 명의 현지 의사가 초청되었고, 이들은 세브란스에서 익힌 높은 의학 지식으로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아낌없는 헌금은 열악한 조선의 현대식 병원과 의학교를 세워 한국 의료사(醫療史)에 큰 획(劃)을 그었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재벌들이 있었지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한 헌금이 오늘 세브란스병원과 의과대학이라는 거대한 유산을 남겼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행 20:35)는 말씀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주는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