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J 갈로
너그러우신 하나님
주님이 우리를 이해하시듯
형제를 이해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비판과 비난이 하고 싶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관대한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임을 상기시켜 주십시오.
악과 악의가 보일 때라도 상대방의 선의를 믿게 하시고
표현이 서툴렀던 것뿐이라고 이해하게 해주십시오.
뚜렷이 드러나는 나쁜 버릇을
언제까지고 버리지 못하는 사람을 볼 때에도
고치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그의 연약함을 보게 해주십시오.
괴팍스럽고 차가우며 불쾌한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지만
내성적이고 수줍어
그런 표현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 주십시오.
부도덕한 행위를 볼 때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하게 해주십시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볼 때
주님만이 아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신비를
존경하는 법을 가르쳐주십시오.
시야를 넓혀 주시어
이웃의 길은 내 길과 다르고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길도
각기 다르다는 것을 가르쳐주십시오.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사람도 깊이 이해하게 하시고
소중히 여기게 해주십시오.
형제를 더욱 잘 알고 싶다는 바람을
우리 안에 굳혀 주시고
더 너그럽고 친절한 마음으로
이웃과 사귀게 해주십시오.
이 시는 <사랑의 기도>라는 기도 시집으로 유명한 J. 갈로 신부의 <이해(理解)>라는 기도시입니다. 이 시는 <사랑의 기도>에 있는 기도 시 중의 하나입니다. 이 시집을 처음 읽은 1980년대에 발행한 시집에서는 주제별 제목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 시의 제목이 <이해>였습니다. 지금은 제목없이 기도의 첫줄을 제목으로 올리는 것 같습니다.
이 <이해>라는 시는 <사랑의 기도>에 등장하는 시들 가운데 제가 유일하게 암송하는 시입니다. 시인은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너그러우심을 닮아 세상과 이웃을 향한 관대한 시선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인의 기도처럼 산다면 아니 시인처럼 기도할 수 있다면 우리 마음이 넓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기도를 삶에서 실천해 보면 이웃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맘의 상처와 부대낌이 사라집니다. 이 시를 묵상하면 불필요한 분노와 갈등을 잠재우고 우리 맘에 참 평안이 임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시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이해하기 어려운 이웃들을 열거하면서 이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인은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이해가 안 되는 경우를 열거합니다. 먼저, 비판과 비난이 하고플 때입니다. 다음은 악의가 보일 때입니다. 셋째 뚜렷이 드러나는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를 보는 때입니다. 넷째, 괴팍하고 차갑고 불쾌한 행동을 보는 것입니다. 다섯째, 부도덕한 행위를 볼 때입니다. 여섯째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볼 때입니다.
시인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우리 삶을 주의 깊게 살펴봅니다. 그리고 시인은 삶에서 이해 할 수 없는 상황들을 세세히 열거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소원하며 기도합니다. 기도 속에 상황을 통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시인의 기도는 상황의 변화가 아닌 자신의 마음이 변화되기를 간구합니다.
이 기도를 통해 배우는 것은 넓은 마음, 이해하는 마음이 복 받은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이웃의 약함과 허물을 덮어 줄 수 있는 이해력과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이 기도의 응답입니다. 시인은 우리가 무엇을 구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시인인 신부 갈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그에 대한 정보는 벨기에 출신의 신부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쓴 <사랑의 기도>는 탁월한 기도시집입니다. 신앙시를 찾는 사람에게 주저 없이 권하는 기도 시집이 J. 갈로가 쓴 <사랑의 기도>입니다.
<사랑의 기도>에는 40여개의 주옥같은 기도시가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기도들이 있습니다. 신학교 시절 이 시집을 처음 읽고 흥분했습니다. 서점에 달려가 이 시집을 사서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십권을 사서 선물했고 지금도 선물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앙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기도의 폭을 넓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합니다.
저는 지금도 종종 <사랑의 기도>를 꺼내서 읽습니다. 80년대에는 바오로 서원에서 나왔고 지금은 바오로 딸이라는 천주교 출판사에서 발간하고 있습니다. 시어들이 천주교 용어로 표현된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충분히 뛰어 넘는 장점과 유익이 있습니다. 귀한 신앙 시집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