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금)부터 21일(주일)까지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김기석 목사를 초청해 “함께 빚어가는 환대의 세상”이라는 주제로 부흥성회를 개최했다.

그는 7월 19일(금) “중첩되는 어둠” (룻기1:1-5), 7월 20일(토) “아름다운 동행” (룻기1:16-18), 7월 20일(토) “공감의 확장” (룻기2:8-13), 7월 21일(일) “생명의 회복자” (룻기4:13-17)라는 제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룻기를 강해했다.

부흥성회 첫번째 시간, 김 목사는 "중첩되는 어둠"(룻기1:1-5)이란 제목으로 설교에서, 야곱의 험악한 세월을 언급하며,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의 성도들이 이민자로 살아 온 삶을 위로하고 공감했다.

김 목사는 룻기의 저작 연대에 관한 여러 가설들을 제시한 후,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후의 상황을 바탕으로 바벨론 포로 이후에 쓰여졌을 것이라 추측했다.

"룻기라고 하면, 밀레의 이삭줍기 처럼 그 목가적 풍경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배경을 살펴보면 그 당시 세태를 거스리는 하나의 신학적 담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성경의 생략과 함축적 성격을 지적하며, 당시 그리스의 문학,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아들을 바치라고 하셨을 때 아브라함이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을 향해 간다. 성경의 저자는 아브라함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삭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브라함이 집을 떠나 하나 사흘째 되는 날 하나님이 지시한 산을 바라보았다'라고만 얘기한다. 모든 것이 생략된 그 속에 어마 어마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베들레햄('빵집'이라는 뜻, 히브리어로 '베이트'는 집 그리고 '레헴'은 빵이라는 뜻),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하나님은 왕이시다는 뜻), 나오미(기쁨, 즐거움, 사랑스러움), 나오미의 첫째 아들 말론(불임, 단종), 둘째 아들 기룐(연약함, 파멸), 룻(절친한 친구)과 오르바(구름)의 의미 대해 설명하고 이 이름들 안에 복선이 깔려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엘리멜렉과 그 가족의 모압 이주 후 타향에서 남편, 아들 둘을 잃고 과부가 되었다며, 작곡가 손목인이 작곡한 '타향살이'의 가사를 읊었다.

"타향살이 몇 해 던가 손 꼽아 헤어 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어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 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 봄도 푸르련만 버들피리 꺾어 불던 그때는 옛날”

그는 김준태 시인의 또, '고향에 가면 넘어지고 자빠져도 흙과 풀이 안아준다'를 인용하며, “타향에서는 넘어지면 안아주는 품이 없다. 이게 여러분이 겪었던 쓸쓸함이다. 그때 여러분의 고향이 되어 준 것이 교회이다"라고 이민자로 살아온 한인교회 교인들을 위로했다.

"이제 남편도 자식도 세상을 떠나 나오미는 쓸쓸한 처지가 되었다.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양식을 주었다 함을 듣고 나오미가 두 며느리를 대동하여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려 한다. 나오미에게는 귀향이지만 두 며느리에게는 낯선 곳으로의 이주이다."

이재무의 시, “서울 오는 길”를 인용해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마음에 공감했다.

“멀고 험한 길 가며
바닥을 잊은 가슴샘에서
솟는 눈물은 또 얼마나 퍼올려야 하는 것인가
멀미가 일어
달게 먹은 점심의 국수 가락 토해내면서
서울 오는 길
고향은 끝내 깍지 낀 내 몸
풀지 않았다
고향이 나를 확 안아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오미와 오르바, 룻의 공감의 연대

그러면서 나오미의 자신이 겪은 삶의 아픔이 오르바와 룻의 삶의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 자기 가슴의 그늘 때문에 다른 이들의 가슴 속에 드리우게 될 그늘을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오미의 공감의 연대가, 룻에게로,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예수님에게로 연결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룻은 어머니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 자녀의 후손이 다윗이고,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이라는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 담당했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와 일직선으로 연결된다.”

거룩한 삶의 본질: 타자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그의 고통을 함께 겪는 것

“나오미와 룻의 관계는 사람을 환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관계이다. 룻은 어머니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그의 고통을 함께 겪어냈다. 이것이 거룩한 삶의 본질이다. 여러분도 이민자로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슬픔과 아픔이 주님의 은혜로 녹아져 은총의 샘물로 흐를 수 있기를 축원한다.”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는 미국 북가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인교회로 예수님의 주님 되심을 고백하며 주님의 제자를 양육하며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지향하여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선교/전도 공동체이다.

웹사이트: http://www.santaclarakum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