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결혼과 가정과 출산을 분리시킨 성윤리
성윤리의 타락은 성과 출산과 가정과 결혼을 분리시켜 버린다. 성행위는 남녀간에 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파괴하여 동성 성관계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다. 성관계는 결혼한 후에 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파괴하여 혼전 성관계를 당연시한다. 자녀 출산은 결혼한 가정 안에서 하는 것이라는 기준을 파괴하고 동거하면서도 자녀를 출산하고, 비혼 상태에서 정자나 난자를 구입하여 자녀를 생산하려고 한다.
미끄러운 경사길에 올라탄 성윤리와 생명윤리
성윤리와 생명윤리의 추락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피임약을 처음 허용한 후 낙태를 허용하게 되고, 무책 이혼을 허용하여 가정이 무너지고, 동성결혼을 허용한다. 낙태가 허용된 후 배아 파괴 연구를 허용하고 난자와 정자매매를 허용하고, 대리모를 허용하고, 안락사를 허용한다. 성경관의 차이에서 시작된 신학사조의 변질은 결국 끝없는 성윤리와 생명윤리의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임약 허용
미국에서 피임약은 1972년 이전까지 기혼자만 구입할 수 있었다. 68혁명과 프리섹스 풍조를 타고 혼전에도 성윤리가 급격하게 후퇴했다. 1972년 미혼자도 피임약을 구입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일명 '아이젠슈타트 대 베어드'(Eisenstadt v. Baird) 판결이다. 판결 요지는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의 명분을 두었다. 하지만 미혼자들에게 피임약을 허용한 후 많은 부작용이 뒤따랐다. 결혼을 벗어난 문란한 성행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성병이 증가했다. 호르몬제인 피임약을 복용함으로 여성들에게 혈전병과 심장 질환 등이 증가했다. 혼전 성관계를 부추켜 결혼과 출산의 의미를 약화시키고 결국 가정이 붕괴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낙태 허용
청교도 정신이 살아 있던 1800년대에는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 미국 여러 주에서 만들어졌다. 미국의사협회도 낙태금지 운동을 전개했다. 1900년대 초반까지도 거의 대부분의 주에서 낙태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청교도들의 금욕, 절제, 근면의 정신이 희박해지고 신앙이 퇴색하면서 출산 대신 낙태를 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났다.
이 당시에는 낙태가 불법이기에 비위생적이거나 의료 기술이 떨어지는 위험한 낙태 수술을 받게 되었고 불법 낙태로 인한 휴유증도 많이 발생했다. 이를 지켜본 간호사 출신 마거릿 생어(Margaret Sanger)는 가족계획협회(Planned parenthood)를 만들어 가족계획과 피임 운동을 시작했다. 낙태 합법화 운동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마가렛 생어의 산아제한 정책 지지와 피임 운동은 우생학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그녀는 환경적으로 얻어진 특성이 자손들에게 유전된다는 우생학자들의 견해를 수용하여, 산아제한 운동에서 출산하려는 부부의 경제적 여건, 살고 있는 환경, 장애 여부 등에 따라 출산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나누어 부적격자의 출산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여러 인종차별 단체와 제휴를 맺었다. 또한, 그녀가 창립한 미국가족계획연맹은 이름만 번드르할 뿐이고 실제 낙태를 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우생학의 어두운 영향력이 곳곳에서 기세를 펼친 결과이다.
1967년에는 콜로라도주가 강간, 근친상간, 태아 기형, 임산부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에 낙태를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어서 캘리포니아, 오리건, 노스캐롤라이나 등이 유사한 법을 제정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뉴욕주에서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킨 후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로 미국 모든 주에서 임신 2분기까지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 허용을 주도한 콜로라도, 뉴욕 등에서 생명경시 풍조와 함께 동성애 허용도 타주에 앞서 주도되고 있다.
무책 사유 이혼 (No-Fault Divorce) 허용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산다. 성경에는 배우자의 간음행위를 죄악으로 보고 회개하지 않은 배우자와의 이혼을 허용한다. 간음을 이혼의 귀책 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무책 이혼(No-Fault Divorce)을 미국 각 주에서 도입되기 시작한다. 무책 이혼은 배우자 중 한 명이 결혼 생활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이혼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전통적인 '책임 이혼'과 달리, 배우자의 부정, 폭력, 유기 등 특정한 잘못을 입증하지 않아도 이혼이 가능하다. 무책 사유 이혼은 유책 사유 이혼의 가정 보호 기능을 붕괴시켜 이혼율을 증가시키고, 편부, 편모, 재혼 가정이 폭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성인들이 자신들의 짐을 아이들에게 지우고 있다.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아이들이 보호받고 양육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동성결혼 허용
성경적 가치관에 정면 도전하는 성혁명과 젠더주의의 등장하면서 동성결혼을 법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왔다. 미국 각 주마다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한 커플이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주로 이사를 와 자신들을 부부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결혼의 의미와 가치를 지키고 동성 결혼을 막기 위해 1996년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성에 의한 법적인 결합이며, 배우자를 이성 커플로만 규정한 결혼 보호법(Defense of Marriage Act, DOMA)을 제정했다.
이에 반발해 동성 커플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지속적인 법적투쟁을 벌인다. 그 결과 2010년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이 결혼 보호법이 동성 커플을 차별한다는 이유를 들어 연방이 정한 결혼의 정의를 위헌이라고 판결한다. 자녀들과 가정을 보호하는 결혼 보호법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뒤이어 2013년 연방법원에서 결혼 보호법이 위헌이라고 판결 한다. 2015년 6월 26일 미국 대법원은 오버게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 판결을 통해 모든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결혼 보호법은 사실상 완전히 무효화되어 버리고 미국의 모든 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어 버린다.
배아 파괴 연구 허용
인간의 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된 순간부터다. 유물론과 진화론을 기초한 윤리적 상대주의와 공리주의가 대두되면서 인간을 위한다면 명목으로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법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아를 생명으로 보지 않고 세포 덩어리로 보는 세계관의 차이이다. 인간을 위한다고 다른 인간의 생명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파괴하고 있다.
주로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려고 한다. 윤리적 문제로 인해 미국에서는 연방자금으로 지원하는 연구에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 자금으로 연구하는 것은 상당히 자유롭다. 결국 인간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지만 의료기술을 이용한 상업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수주의 공화당이 집권할 때에는 연방자금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금지원을 엄격히 제한하고(부시 행정부), 자유주의 민주당이 집권할 때(오바마 행정부)에는 연방자금 지원을 늘리는 행태를 보여왔다. 게다가 50개 주마다 보수주의 진영인지 자유주의 진영인지에 따라 자금지원의 제한 여부가 다르다.
의사조력자살(PAS, Physician Assisted Suicide) 허용
인간에게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만이 인간의 생명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계신다. 크리스천들은 우리의 몸이 주님이 핏값 주고 사신 주님의 소유이고, 성령이 거하시는 전으로 여기기에 함부로 목숨을 끊거나 죽이지 않는다.
인본주의 사고로 흐르게 되면 자기결정권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에 안락사 허용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이 의사조력자살(PAS, Physician Assisted Suicide)다. 의사조력자살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투입하여 자살하는 것을 말한다. 1997년 오리건주에서 존엄사법(DWDA、Death with Dignity Acts)이라는 의사조력자살이 허용된 이후 총 11개 주에서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하고 있다.
신학교가 왜곡된 성경관을 받아들인 결과
일찍이 프란시스 쉐퍼와 죤 프레임 등은 신학 사조의 타락이 성윤리를 떨어뜨려 정상 가정이 해체되고, 생명윤리가 후퇴하여 낙태에 이어 배아 파괴 연구허용, 의사조력자살 허용, 영아살해와 장애인과 노인 살해 허용이 담론에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 미국 사회의 타락상은 미국의 사회정신을 주도하던 청교도적 사상이 인본주의에 의해 후퇴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 사상의 후퇴는 신학교가 왜곡된 성경관을 탑재한 성경비평과 자유주의 신학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