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보냈습니다. 모처럼의 휴일을 맞이했습니다. 교회가 텅 비었습니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함까지 느껴집니다. 휴일이라는 것이 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길에서 공돈을 주운 기분이랄까, 기대치 않은 느려진 시간의 여유가 마음에 몰려옵니다. 새벽기도 후 아무도 없는 교회 사무실에 앉아 ‘쉬어야지!’ 맘을 먹었는데, 나의 시간은 휴일이라고 일주일이 8일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요일에 해야 할 일이 있듯이, 저에게는 목요일에 해야 할 루틴이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한국의 국가대표 축구 선수 이영표씨가 청소년들에게 강의하면서 한 말입니다. “젊을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항상 겹칩니다. 이 때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면, 나중에는 해야 하는 일만 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면, 훗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나에게 하는 강연 같았습니다. 나는 젊은이도 아닌데, 6학년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하고 싶은 쉼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이 휴일에 하기 위해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 중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오늘 칼럼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영표 선수의 말을 응용하여 이렇게 말을 바꾸고 싶습니다. 우리가 오늘도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면 훗날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우리가 하고 싶은 루틴이 됩니다. 예를 들면 큐티입니다. 어느 날은 큐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이기에 먼저 큐티하면, 우리는 매일 큐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는 우리는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안다고 다 하는 것은 아니듯이, 거룩한 습관을 들이면 즐거움으로 그 영광을 누리는 날이 올 것입니다.
얼마 전 신애라 집사님의 책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를 추천하기 위해 탈고된 원고를 읽는데 남편 차인표 집사님이 매일 성실하게 아침마다 운동 가는 일을 지난 30년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했다며, 그 비결이, 운동하기가 귀찮아서 빨리 해치우고 다른 일을 하려고 했다가 루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귀찮아서 미리 한다고 세뇌를 한 것도 결국 그것 때문에 건강을 지키고, 지금도 하고 싶은 글쓰기를 하고, 또 그의 책이 이번에 옥스포드 대학교 필수 도서로 선정이 되는 영광을 누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휴일에 마음을 다잡고 해치울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