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목사님 부부와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대화 중에 결혼한 자녀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신앙생활 잘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찬양팀에 들어가 바이올린도 켜고 찬양사역도 한다고 하여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며느리도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피아노를 쳐서 어디서든 제 몫은 하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 마음은 언제나 내 자녀들이 혹시나 남에게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잘한다니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혹시 아직도 교회를 찾지 못해 방황하거나 교회에 출석해도 겉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그게 더 부모 마음을 아프게 했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생각을 처음부터 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결혼을 전후로 양쪽 부모님이 섬기는 교회를 떠나 타 교회로 가겠다 했을 때 솔직히 많이 섭섭했습니다. "그동안 자기를 키우느라 들어간 돈과 애쓴 세월이 얼만데... 이제 좀 쓸만해지니까 떠난다고!?" 이해하는 척, 쿨한 척 떠나보냈지만 속상하고 마음이 많이 씁쓸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본인들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결과적으로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더 가까워진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몸(?)도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죽 쒀서 남(개)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들여 키운 것을 보상도 못 받고 빼앗긴 허탈감에 대한 표현이죠.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느낄 감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죽 쒀서 남 주기"를 잘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고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자가 복되다 하신 분이 주님이신데 그 깊은 의미를 못 깨달으면 신앙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못 나갑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만 좇으면 하나님이 예비하신 더 크고 영원한 하늘의 상을 놓칠 수 있습니다(눅12:21).
[김성수 칼럼] 키워서 남 주기를 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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