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6.25전쟁 7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북한과 러시아 간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강력히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조약을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6.25전쟁 기념식이다.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약 1300여 명의 참전유공자, 정부 인사, 주한 유엔 참전국 외교사절, 국회의원, 일반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현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최근의 오물풍선 살포 등 비이성적 도발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러시아와의 새로운 조약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미동맹의 강화와 자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가의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평화는 말로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과 철통같은 안보태세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지키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다"라고 밝혔다.
6.25 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참전 용사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쟁 초기 대구가 33일 동안 임시수도로서 역할을 했음을 언급하며,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와 승리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후 재건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더욱 크게 발전시키기 위해 저와 정부의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는 대구의 전시 임시수도로서의 상징성과 다수의 6.25 격전지가 위치한 점을 고려해 처음으로 대구에서 개최되었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6.25전쟁 영웅들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하는 등 참전 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