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주일학교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중 하나는 더운 여름에 땀나는 피부를 서로 비비며 봉고차에 안전벨트도 하지 않고 겹겹이 타고, 창문을 열고 찬송을 부르며 교회를 가던 모습입니다. 운전하시는 집사님이 어린이 찬송가 테이프를 틀어주면 아이들은 여름성경학교 때 배운 찬송가를 목청이 터져라 힘껏 부릅니다.
이렇게 한 시간을 차가 돌고돌아 차량 가득히 아이들을 태우고 예배당에 도착하면, 하나, 둘, 셋...열 넷, 열 다섯... 차밖으로 걸어 나오는 인원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떻게 그 작은 봉고차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탈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만, 그당시 한국에 주일학교가 부흥하던 시기에, 차도 별로 없고 아이들은 넘쳐나니 교회마다 봉고차에 아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제 아버지를 포함해서 운전하시던 당시 젊은 집사님들도 땀흘리면서도 참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던 것을 저도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분들 중 천국에 부름 받으신 분들도 많고, 은퇴 장로님들도 계십니다. 당시에는 교회에 차량 구입하는 것을 어릴 때는 신경쓸 일도 없었고, 어떻게 관리가 되는 것인지 관심도 없어지만, 교회를 섬기다 보니 차량 하나 구입하는 것도 많은 기도와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게 됩니다.
성도님들이 기도하고 헌신하셔서 어제 기다리던 교회 새 밴이 들어왔습니다. 이번 주에 워싱턴 주 번호판 등록을 하고, 보험 가입하면 다음 주에는 운행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난 2개 차량 중 한 대는 처분하고, 한 대는 그대로 사용하며, 새 밴과 함께 운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어르신들이 불편하게 숙이고 타실 필요 없이 걸어서 들어가 독립된 자기 좌석에 앉으면 되니까 얼마나 더 편하고 감사한 지 모르겠습니다.
또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분들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그 옛날 작은 봉고차가 수많은 영혼들을 예배의 자리로 실어 주었는데, 그렇게 귀한 일이 없습니다. 묶인 발에 자유를 주는 일이요, 불가능한 예배를 가능하게 해주어, 영혼들을 구원하는 일이니 차량 운행이 얼마나 소중한 봉사인지 모르겠습니다. 성도님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헌신하며 교회는 세워지고, 성장합니다. 기도해주신 성도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