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시절, 기숙사에서 함께 살았던 룸메이트들이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4명이 학교 체육관 앞에 있는 원 베드룸 하우스에서 살았습니다. 모두가 진실한 크리스천들이었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면서 제가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룸메이트 중 하나인 스티브는 자기 아버지가 보스턴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이라고 하면서, 나중에 보스턴 가면 자기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해 여름 마침 제가 다니던 모 교회 청년들이 청교도들의 발자취를 따라 수양회를 하기로 결정하고,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으로 여행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인교회 청년들을 데리고, 보스턴에 가서 룸메이트 스티브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 교회 영접실에서 우리 청년들이 하룻밤을 자면서, 아버지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목사님이 미래의 목회 지망생에게 주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약함을 느낄 때, 주눅이 들지 말고, 강해져라. 그러나, 그 강함은 스스로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붙들려 사는 것이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죄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강해지면 교만해집니다. 힘을 스스로 가졌다고 하는 순간, 그들은 반드시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는 교만으로 망합니다.
성경은 교만이 패망의 선봉이라 했습니다 (잠 16:18). 그래서 목회를 지망하는 저에게 머리가 하얀 백인 목사님(그때 저는 그분이 당시 레이건 대통령을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이 당부하신 ‘겸손이 교만 보다 강하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잊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 인간의 힘으로 강해지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교만하여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크리스천들이 조직적으로 힘을 모아 원수들과 싸우겠다고 일으킨 전쟁이 십자군 전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기뻐하지 않으셨고, 크리스천들이 숫자를 모아, 이슬람과 싸웠던 힘자랑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압니다. 교회의 힘은 교만의 숫자가 아닙니다. 나의 힘은 세상적으로 추구하는 힘의 규합이 아닙니다. 겸손히 낮아짐이 진정한 힘입니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하셨습니다 (고전 10:12). 가장 낮은 십자가에서 우리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높은 하늘 보좌로 승천하셨음을 기억합시다.
얼마전 어머니 날이었습니다. 자녀가 박사이고, 어머니는 학교 근처도 못 갔다고 해도, 자녀들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자녀가 하늘 높은 권좌에 있다고 해도, 어머니에게는 윗자리를 내드리고 내려앉습니다. 우리에게 이 겸손을 배우라고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