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감당 못할 것 같아도, 자리를 주면 그 자리에 사람이 맞추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목회를 그만두고 평신도의 삶으로 돌아간 한 목사님의 간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목회를 그만두고 몇 달이 지나며 점점 자신이 목사가 아니라는 것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유롭기도 하지만, 세속적으로 변화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신앙을 유지해 나가는 성도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목사라는 직분이 없어지면 더 이상 목사로서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가 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니까, 나를 만들어준 직분이라는 자리가 없어지면 나조차 사라지고, 희미해져 가는 것을 현실 속에서 느낀다는 고백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교회나 사회에서의 직분 외에 변치 않는 거룩한 직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도'입니다.'거룩한 무리'란 뜻입니다. 성도는 자리가 만들어주는 직분이 아닙니다. 성도는 어느 자리에 가든지, 거룩함을 유지하는 것이 성도입니다.
목사의 직분이 있든지 없든지, 사회의 직분이 있든지 없든지, 우리는 모두 성도입니다. 성도는 성도다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피 값으로 거저 주신 은혜의 힘으로 사는 이들에게는 세상 사람들의 가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어있습니다.
가치관이 틀리기 때문에 판단의 기준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모든 것의 우선순위가 하나님 먼저입니다. 시간, 건강, 가정, 지출 등 모든 것의 우선순위를 하나님 앞에 둡니다.
그것은 직분, 자리와 상관없습니다. 자리가 만들어주는 인위적 신분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에게 주신 영원토록 변치 않는 감격스러운 직분이 바로 성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목사로 살든지 평신도로 살든지, 사장으로 살든지 직원으로 살든지, 고소득자로 살든지 저소득층으로 살든지 우리는 모두 성도로서 먼저 살아야 합니다.
날씨가 포근합니다. 거리마다 하얗고, 분홍빛의 벚꽃들이 만발합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잎들처럼 우리 성도들의 삶에도 거룩의 꽃들이 활짝 피기를 소망합니다.
누군가 색칠하지 않은, 숨겨진 가지 속에서 새롭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잎처럼 진한 향기가 우리 삶에 넘치기를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