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싸인이 떨어질 때까지 가수, 탤런트, 연극인들은 대기실에서 연습을 하며 기다립니다. 4분 공연을 위해 4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다윗은 어린 시절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장차 왕이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지만, 왕 위에 오르기까지 수 십 년을 기다리며 다양한 역경을 견디어야만 했습니다.
최고 권력자로부터 살해 위협을 피하기 위해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녀야만 했던 다윗에게, 아둘람 동굴은 은신처로는 좋은 장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닥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잠을 자고, 식량도 구하기 힘들며, 언제 갑자기 들이닥칠지 모르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야만 하는 긴장 상황은, 하루가 10년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사람'으로 다듬어 가셨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신도 당하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는 슬픔도 겪으면서, 다윗은 하나님의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다윗은 백성들의 마음 구석구석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숙해집니다. 다양한 입장에 서 보게 된 것이지요. 이렇게 힘든 훈련 기간을 다윗이 잠잠하고, 참고, 기다린 덕분에, 백성들은 역사상 유례없는 번영과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도 "나는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그것은 내가 내 뜻대로 하려 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분의 뜻대로 하려 하기 때문이다."(요 5:30)라고 하셨습니다. 감독이신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방법을 존중하며 주님은 고난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 길을 주님이 기쁜 마음으로 걸어갈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주님 마음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다(요 10:17).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셨다(요 8:29). 하나님의 신실하신 성품에 대한 이러한 확신 때문에 주님은 세간의 칭찬이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으셨고, 골고다 언덕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신 주님 덕분에 우리는 구원의 은총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하신 대기실(The Waiting Room) 기간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어 고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도 우리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참는다면 주님의 성품을 배울 것입니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말지어다." (시37:7)
[이기범 칼럼] 대기실(The waiting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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