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교계와 전 세계 디아스포라 한인 목회자들이 한 달간의 '크리스마스 정전(停戰)'을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및 한반도 평화와 DMZ 세계평화추수감사축제'가 오는 11월 25일(토)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기영 장로, 사무총장 신광수 목사) 주최로 진행된다.
세기총은 8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914년 세계대전의 '크리스마스 정전' 재현"
전기영 대표회장은 "러-우 전쟁으로 초래된 현 세계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지구상의 모든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결돼 있다. 전쟁과 평화는 전 세계에 강력하고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죄악이다. 이는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피조물로 형제자매이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드리는 평화의 기도는 오직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이 진정한 화해와 용서의 예배자로 나아갈 수 있음을 고백하며, DMZ세계평화추수감축제를 국제적 평화행사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1~3부로 진행되며, 1부는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추수감사예배, 2부는 한반도와 세계평화 선언식 및 크리스마스의 휴전을 염원하는 퍼포먼스, 마지막 3부에서는 한반도와 세계평화콘서트로 마련된다.
특히 이번 축제의 주제를 'AGAIN CHRISTMAS 1914'로 정한 것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크리스마스 정전'이라는 아름다운 선례가 러-우 전쟁에서도 재현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크리스마스 정전'은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당시 성탄절을 앞두고 서부전선 여러 곳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된 비공식적 정전이다. 당시 독일군과 영국-프랑스 연합군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전선의 여러 곳에서 서로 만나 이야기를 하거나 음식을 나누고, 캐럴을 부르거나 축구를 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광범위한 정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주요 정상들에게도 동참 촉구
이에 주최측은 11월 25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간 러시아·우크라이나와 나아가 전 세계 모든 분단 지역에서의 정전을 촉구하며, 미국과 독일 등 주요 정상들에게도 이를 위해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마지막 냉전의 상징인 한반도, 그 안의 DMZ에서 전 지구적 평화시대를 선언하고, 전 세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세계인에게 세계 평화와 생명 존중을 호소할 예정이다. 세기총 100여개 지회는 이를 위해 이날부터 12월 25일까지 매주 정오 기도회를 갖는다.
준비위원장 강성종 장로(공동회장, 신한대학교 총장)은 "자유와 평화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기적의 역사의 시간을 만들려면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평화 축제가 전 세계 모든 곳의 분쟁과 전쟁이 중단되게 하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기총은 이날 배우 출신의 임동진 목사(한국기독문화예술인총연합회 회장)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전달했다. 임 목사는 "힘에 벅찬 사명을 주셔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목회는 마쳤지만 목회자의 목회는 영원하다. 온 국민이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일에 주어진 사명에 열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무총장 신광수 목사의 사회로, 박광철 목사(세기총 공동회장)의 기도, 공동사무총장 장헌일 목사(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의 회견문 낭독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