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아남브라에 본부를 둔 국제 시민자유법치협회(Society for Civil Liberties and Rule of Law)의 보고서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최소 700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중북부 고원주 망구 카운티에서 발생한 사건이 역사상 가장 끔찍한 반기독교 폭력 중 하나로 기록됐다"며 "해당 기간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은 피를 흘렸던 기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최소 300명, 4월 12일에서 6월 12일까지 최소 1,100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농산물이 풍부한 미들 벨트주에서도 지속적인 폭력이 목격되고, 북동부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와 같은 급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이 같은 인도주의적 재난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은 적절한 개입의 지속적인 부재가 폭력이 지속되도록 허용할 뿐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 정부는 NGO 보고서의 주장에 아직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인권단체 인터소사이어티(Intersociety)가 공개한 보고서 역시 "지하디스트 풀라니 목자들,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 알카에다 관련 안사루 등 다양한 단체가 폭력에 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신앙 자유를 위한 영국 상하원 초당공동위원회'(APPG)는 2020년 보고서에서 "대부분 무슬림으로 구성된 풀라니족은 극단주의에 노출되지 않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 씨족으로 이뤄져 있지만, 일부 풀라니족은 급진적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미국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신중한 검토' 끝에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침해 특별우려국'(CPC)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을 재확인했다.
미국에서 국무부와 의회에 종교의 자유 문제를 자문하는 초당파 그룹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나딘 마엔자(Nadine Maenza) 전 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CPC 지정은 종교 자유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해당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제재 및 기타 억지 조치의 가능성을 수반한다.
미 국무부는 최신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폭력의 급증에 주목했다. 세계 무장 분쟁 지역, 날짜,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수집하는 데이터 프로젝트(ACLED)는 2022년 "전국적으로 폭력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3,953명이며,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전체의 5%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특히 "북부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빈번한 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수많은 사망자가 생겼다"고 밝혔다.
국제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s)는 "나이지리아에서 범죄 조직에 의한 납치와 무장 강도는 남부뿐 아니라 북서부, 남남부, 남동부에서도 증가했다. 테러 집단, 무장 목동, 범죄 집단이 다수의 범죄에 책임이 있으며, 특히 기독교인들이 취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