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그 전에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가이드 선교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러려니 했는데, 해 질 때가 되니 정말 호텔 주변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예루살렘도 이방인들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때문에 예외가 있기는 하겠지만,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버스와 트램과 같은 대중 교통수단은 그야 말로 올 스톱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안식일이 시작된 것입니다.
안식일 법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전깃불 스위치를 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등불 켜 놓는 것을 잊어버리면 어두운 밤을 지새워야만 합니다. 엘리베이터 스위치도 누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호텔 엘리베이터는 모든 층에서 멈춥니다. 음식을 하기 위해 버너 불을 켤 수도 없습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꼼짝 없이 굶어야 합니다.
놀라웠던 것은, 세계적인 대학들도 안식일에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히브리대학교나 노벨상 수상자를 세 명이나 배출한 테크니온대학도 안식일이면 여지없이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종교적인 이유로 주일날 한국이나 미국에서 대학교 도서관의 문을 닫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모든 학부모들이 머리에 띠를 띄고 일어나지 않을까요? 학원 탄압이니 차별이니 하며 집회를 하지 않을까요?
"한번은 안식일날 옆집 리브가 아주머니가 집엘 찾아 왔는데, 찾아 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빙긋이 웃으며 문 앞에 서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가이드 선교사님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무리 물어봐도 대꾸가 없어서 그냥 아주머니 집엘 가봤더니, 집이 온통 깜깜해서 휴즈를 갈아주고 온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왜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웃고만 서 있었을까요? 아주머니 왈, "안식일에는 남종이나 여종에게도 일을 시키면 안되는 율법이 있습니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안식일에도 참 안식에 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겠다고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 안식을 누리고 계십니까? 주일을 안식일처럼 보내는 분은 없습니까? 주일은 무엇을 하지 않는 날이 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주일에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주일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 그리고 부활의 복음을 통해 참 안식에 들어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