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에 시작된 8박 9일간의 성경의 땅 연수를 마치고, 저는 지금 한국에서 마지막 주일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정말 꿈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2000년전 예수께서 걸으시고, 말씀을 선포하시고, 이적을 베푸셨던 곳을 다니면서 예수님의 마음을 좀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버나움 회당을 방문했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가버나움은 나사렛을 떠나신 예수께서 당신의 갈릴리 사역의 중심지로 삼으셨던 곳이고, 그곳에서 수 많은 병자들을 치유하셨습니다. 백부장의 종의 병을 고치셨고, 왕의 신하의 아들의 병을 고치셨고,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고치셨으며, 중풍 병자와 혈루증을 앓는 여인과 맹인들의 눈을 치유하셨을 뿐 아니라, 죽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그 곳 회당에 들어가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예수께서 말씀을 선포하셨던 그 회당 자리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 위에 3세기 회당의 색깔이 덧입혀지기는 했지만 그곳은 분명, 회당장 야이로가 일했었고, 예수께서 자주 말씀을 선포하시던 바로 그 회당이었습니다. 회당 문턱 터를 넘는데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비아 돌로로사'를 걸을 때는 너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비아 돌로로사'는 '고난의 길'이란 뜻으로, 예수께서 걸어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의미합니다. 예수께서 재판을 받으신 곳에서부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곳까지...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벽에 붙은 로마 숫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곳, 홍포를 입고 조롱을 당하신 곳, 십자가를 지고 가다 처음 쓰러지신 곳, 어머니 마리아를 만나신 곳... 그리고 예수가 묻히신 곳 등등 14 곳을 특정하여 예수님의 고난을 기념하도록 하였습니다. 사람들의 적지 않은 유추가 섞여 있을 수 밖에 없는 길이지만 비아 돌로로사는, 나를 위해 고난 당하신 예수님의 길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걷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여전히 순례객들을 조롱하며 비아냥 거리는 몇몇 현지인들을 보면서, 당시 예수님의 길이 얼마나 고독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볼 때, 이번 성경의 땅 연수는 제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우리 성도님들께 권할 만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가 그곳에서 감격했던 이유가 단순히 그곳을 방문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가버나움을 방문하고 비아 돌로로사를 걸으면서 감격했던 이유는, 그동안 믿어왔던 하나님의 말씀이 실제가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늘 말씀 앞에 서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 속에서 실제가 될 수 있도록, 늘 그 말씀 앞에 서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아마도 며칠이 더 지나면 이 감격은 사라지고 추억만 남을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추억은 우리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추억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되면 안되는 것입니다. 날마다 하나님 말씀 앞에 서서 그 말씀으로 인해 감격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곧 뵙겠습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