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이 무종교인보다 외로움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고, 전반적인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국민일보와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올해 초 전국 만 19세 이상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외로움 조사'를 13일 소개했다.
조사 결과, '나와 같이 있을 줄 사람이 부족하다' 37%(이하 '매우+약간' 그렇다), '나를 진심으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35%, '나는 혼자 남겨진 것 같다고 느껴진다' 35%,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립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31%로 나타났다. 한국인 3명 중 1명 정도는 고립감 속에 있는 것이다.
또 조사 대상자들의 외로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한 결과 상담 등 의료적 치료가 필요하거나 당장 조치가 필요한 수준(중고도+고단계)이 27%로 나타나 4명 중 1명 이상은 외로움이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단계의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종교인의 경우 23%, 무종교인의 경우 30%로 종교인이 무종교인보다 그런 외로움을 덜 느꼈고, 종교별로는 가톨릭(19%), 불교(22%), 개신교(24%) 순이었다.
또 '내 주변에는 나의 관심사나 의견을 나눌 사람이 없다'(종교인 27% 무종교인 33%), '나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종교인 31% 무종교인 39%),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립되어 있다고 느껴진다'(종교인 29% 무종교인 33%), '나는 혼자 남겨진 것 같다고 느껴진다'(종교인 32% 무종교인 38%)에 대한 동의율도 종교인이 무종교인에 비해 낮았다.
전반적인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종교인이 행복도(65점)와 삶의 만족도(63점) 모두에서 전체 평균(행복도 62점, 삶의 만족도 60점)보다 높았다. 그러나 무종교인은 각각 59점, 57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종교인 중에서는 개신교인의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가 각각 67점과 65점으로 나타나 가톨릭(65점, 62점), 불교(63점, 61점)보다 높았다.
'종교가 외로움 극복에 도움을 준다'에 대한 동의율(매우+어느 정도)은 전체 44%였지만, 종교인은 63%로 높게 나타났다. 무종교인은 27%에 그쳤다. 개인교인들 사이에선 이 비율이 74%로 높았다.
또 종교활동 시간이 길수록 '종교가 외로움 극복에 도움을 준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일주일에 12시간 이상 종교활동을 하는 이들의 동의율은 91%였고, 7~10시간은 89%, 3~6시간 이상은 80%, 2시간 이하는 56%였다.
외로움 극복에 종교가 도움을 준다고 응답한 종교인들에게 '외로움 극복에 있어 종교가 하는 역할'을 물었더니 '영적 회복'을 가장 많이(49%) 꼽았고, 이어서 '소속감' 39%, '만족감' 10% 등의 순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개신교인은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이 나와 함께 하시고 도와주신다는 것을 인식할 때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은 일시적이고 가변적일 수 있으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종교인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는 영적 회복"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교회가 사람들의 외로움을 극복하게 하기 위해 △하나님과의 동행 의식을 갖게 하는 것 △성도들 간에 신앙적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것 △교회의 공동체성을 높이는 것 △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외로움을 스스로 극복하게 돕는 일 △사람들의 관계망을 촘촘하게 만들어 주는 것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