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로마의 장군 마르티우스는 로마의 적국 볼스키와 싸워 이기고 볼스키의 수도 코리올라이를 점령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부상을 당해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마르티우스 장군의 개선을 온 로마 시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환영하였습니다. 의회는 그에게 코리올라누스(Coriolanus)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주고 집정관이 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의회가 제안했어도 집정관이 되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정관이 되려면 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표를 얻어야 하는데 일생 군인으로 살아온 코리올라누스는 득표활동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애국심과 명예욕에 불타지만 전형적인 군인이었습니다. 그는 평생 살아온 전쟁터 외에는 잘 몰랐고 타협할 줄 모르는 우직한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집정관의 표를 얻기 위해 누더기를 입고 광장에 서서 선거운동을 하거나 전쟁터에서 얻은 부상의 상처를 보이며 동정표를 얻어야 하는데 장군은 군인의 명예를 생각할 때 그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코리올라누스 장군의 시민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장군은 적군과 싸우지 않고 거리에서 소리나 지르는 군중을 천박하게 보았습니다.   

사실 군중들도 코리올라누스 장군을 좋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로마의 거리에 가득한 배고픈 군중들은 식량 배급 문제로 귀족들을 향한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게다가 전쟁터에서 나라를 구했다고 거들먹대는 장군을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조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리올라누스 장군의 친구인 로마의 귀족 메네니우스는 장군이 국민의 복지를 위한 후보자라며 서민을 설득하였습니다.    

코리올라누스 장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는 의원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집정관으로 추천이 됩니다. 그런데 코리올라누스 장군이 집정관이 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호민관 브루투스(Brutus)와 씨시니우스(Sicinius)였습니다. 그들은 광장에 나가 코리올라누스 장군이 권력을 잡으면 민중을 혹사하고 자유를 박탈할 사람이라고 선동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그를 집정관으로 추천하는 절차는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민중의 인준만 남았습니다. 그는 친구인 메네니우스의 권면과 지지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용기를 내서 군중 앞에 섰습니다.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군중에 자신의 상처를 보이며 자신의 전공(戰功)을 소개하고, 누더기를 입고 군중 앞에서 표를 부탁하고 그들의 동의를 얻습니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안으로 들어온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이 모든 과정이 불편하고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왜 어리석은 민중에게 선출권을 주어서 쓸데없는 고생을 시키냐?"고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였습니다. 이 불평을 들은 브루투스와 씨시니우스는 옳다구나 하고 군중을 불러서 장군의 불평을 폭로하고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집정관의 자격이 없다!'라고 선동했습니다. 그러자 시민들은 그들의 선동대로 장군을 몰아내자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분노했습니다. 장군은 칼을 빼 들고 로마 시민은 야만인이라고 저주하며 그들과 싸우려 했습니다. 그를 본 장군의 친구 메네니우스와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아쉬움에 혀를 끌끌 찼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혹은 그가 너무 고결하다거나 혹은 자기 앞에 떨어진 행운도 줍지 못할 만큼 어리석다고 말했습니다.   

브루투스와 씨시니우스는 군중을 데리고 장군 집에 와서 사형에 처하라고 소리칩니다. 이 광경을 본 메네니우스는 "도대체 왜 장군을 사형시켜야 하오?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자신도 상처 입은 사람을 왜 이러오? 잘못이 있으면 정확한 절차를 밟아 옳고 그름을 가리시오!"라고 그들을 나무랐습니다.    

메네니우스와 그의 어머니의 충고를 받아들인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민중들 앞에서 사과하려고 하는데 군중은 악한 자들의 충동으로 분기탱천(憤氣撐天)했고 장군을 반역자로 고발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장군은 분노하여 자신의 어머니와 친구의 권고도 잊고 "나는 너희를 멸시한다! 너희는 싸워보지도 않고 적국의 포로가 될 것이라!"라고 저주하며 로마를 떠납니다.   

어머니, 아내, 그리고 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고 코리올라누스 장군은 과거의 적장이었던 볼스키의 아우피디우스(Aufidius) 장군을 찾아갔습니다. 로마를 공격하려던 아우피디우스 장군은 자신을 열두 번이나 패퇴시킨 코리올라누스 장군을 환영하고 그와 합세하여 로마를 칠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로마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백성은 두려움에 떨었고 로마의 호민관과 의원들은 헛소문이라고 민중을 거짓말로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대로 아우피이우스 장군과 코리올라누스 장군이 로마를 향해 진격하였습니다. 과거에 친아버지 이상으로 코리올라누스 장군을 사랑했던 두 귀족이 와서 제발 조국을 치지 말라는 당부를 하지만 그는 거부하였습니다.   

장군의 어머니, 아내 그리고 아들이 찾아가 무릎 꿇고 로마를 쳐부수고 멸망시킨 사람이라는 오명을 남기지 말고 두 나라를 화해시키라고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이에 장군은 생각을 바꾸어 회군하였습니다. 로마는 그의 어머니를 로마를 구한 여인으로 칭송했지만, 장군은 배신에 분노한 아우피디우스에 의해 암살당했습니다. 위대한 장군과 로마는 불행했습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코리올라누스>의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은 정치 풍자극입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대중을 충동질하는 악한 정치인들이 군중과 나라를 망칩니다. 그런데 국가의 위기와 불행은 쉽게 흥분하고 맹목적이고 우왕좌왕하는 우매한 군중 때문입니다. 그들이 브루투스와 씨시니우스 같은 악한 정치가를 먹여 살리고 있음을 본 작품은 가르쳐 줍니다.

또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교훈은 훌륭한 장군 코리올라누스를 정치판에 끌어들인 비극입니다. 장군은 장군으로 살아야 하고, 학자는 학자로 살아야 하는데 모두 조금 유명해지면 의원과 장관이 되려 합니다. 또 주변도 충동질합니다. 그래서 본인은 물론 국민과 국가도 불행해지는 이 시대를 <코리올라누스>는 풍자하고 있습니다. 솔잎을 먹는 송충이의 행복을 알아야 모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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