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수영로교회(담임 이규현 목사)가 故 정필도(1944~2022) 목사 소천 1주기를 맞아 21일 저녁 수영로교회 은혜홀에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이규현 목사의 사회로, 심상법 교수(총신대)의 기도,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 원로)의 설교, 약력소개, 추모사, 정필도 목사 영상, 특송, 가족인사, 광고,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사도행전 20장 24절' 말씀을 중심으로 설교한 최 목사는 "정필도 목사님이 소천하신지 1년이 되었지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오신 분이 부산으로 내려와 개척을 해서 목회를 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분명히 부산 복음화의 열정이 충만했을 것이다. 부산은 불교의 색채가 강했던 곳이다. 정 목사님은 그러한 배경 가운데 부산 복음화에 대한 시급함을 느꼈고 소천하시기 전까지 부산성시화를 위해 노력하셨다"고 했다.

또 "정 목사님은 기도의 사람이셨다.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뛰어들기보다 먼저 하나님 앞에 그 문제를 놓고 부르짖으며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지혜를 주셨다"며 "기도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성령의 사람임을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최홍준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영상 캡처
최홍준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영상 캡처


그는 "기도의 사람은 성령의 사람이다. 성령이 그 분(故 정필도 목사)과 함께 하심으로 열매가 있는 것"이라며 "영혼 한 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며 놀라운 분량으로 자라나게 하는 일에 집중하였던 그의 마음이 오늘날의 수영로교회를 세운 것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성령의 사람은 주님 앞에 목숨을 건다. 정 목사님은 오늘 본문인 사도행전 20장 24절에 등장하는 사도 바울의 마음과 일치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부산성시화를 위해 결단하는 그의 삶에는 이스라엘이 미스바에 모여 기도하듯,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모임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성시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다.

또한 "정 목사님은 부산 뿐 만 아니라 중국 땅에 있는 인민들을 향한 성시화도 생각하셨고, 열심히 주를 믿는 중국인들에 대해서도 얘기하셨고,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를 다니시며 복음을 전했다"며 "그러다보니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코로나를 이기지 못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정 목사님은 전통교회에 대한 저의 고충을 이해하여 늘 격려해 주셨다. 그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목회의 길을 걸어왔다"고 고백하면서 본문인 사도행전 20장 24절을 다시 한 번 다 같이 읽고 "이 구절이 모두의 고백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추모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영상 캡처
추모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영상 캡처


이어진 추모사 순서에선 먼저, 르우멘 목사(불가리아 기독교연맹 총회장)가 영상을 통해 "일반적으로 누군가 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이 무엇을 남겼는지를 보게 된다"며 "정필도 목사님은 부산과 한국에 복음을 전하셨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복음을 증거하는 위대한 일을 감당한 하나님의 종이었다"고 했다.

더불어 "정 목사님은 참된 믿음을 가진 진실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큰 상급을 예비해 두신 줄 믿는다. 이 땅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하셨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언젠가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하나님이 여러분 마음에 평강으로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어 허진호 장로(수영로교회 원로장로)는 "수영로 식구들에게 온갖 애정과 열정을 쏟으시면서도 많은 성도들 모두에게 골고루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베풀지 못함을 늘 아쉬워하셨던 목사님이 바로 정필도 목사님이셨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가족인사 순서에서 정필도 목사님의 맏사위인 정모세 목사는 "정필도 목사님이 은퇴하시기 전 3년 정도 가까이에서 목회하시는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며 "가장 감동이 되었던 것은 정 목사님은 교회에서의 모습과 집 안에서의 모습이 전혀 다르지 않으셨다. 항상 투명하시고 한결 같았다"고 했다.

또 "늘 새벽에 나와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누가 보던지 안 보던지 하나님께만 집중하시던 그 모습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며 "평생의 경건의 삶을 본인의 습관처럼 사셨다. 그래서 어디에서나 은혜 가운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셨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필도 목사님의 기도 배턴이 우리에게 왔다. 부산과 세계 복음화와 선교의 역사가 열 배 이상의 열매로 나타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규현 목사는 광고 순서에서 "정필도 목사님은 늘 수첩을 들고 다니실 정도로 메모광이셨다"며 비슷한 사이즈의 수첩을 참석하신 분들에게 선물했다.

한편, 추모예배는 이정삼 목사(석포교회 원로)의 축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 목사는 축도에 앞서 "최근 정필도 목사가 너무 보고 싶어 창원에 있는 묘지에 갔다"며 "저의 삶이 너무 부끄러워 많은 눈물을 흘렸고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