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나이지리아 교계 및 인권단체 및 미 의회 의원들의 반대에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에서 나이지리아를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CP에 보낸 성명에서 나이지리아가 “국제 종교 자유법에 따른 지정을 위한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며 이 법은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를 규탄하고, 다른 정부들이 종교 자유에 대한 기본 권리를 증진하고, 촉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부는 CP에 “나이지리아의 종교 자유 상황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국무부는 보코하람과 ISIS-WA(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를 종교 자유를 특별히 우려하는 단체로 재지정했다”며 “또 이러한 단체를 해외 테러 조직(FTO)과 특별 지정 글로벌 테러 단체(SDGT)로 지정했다”고 했다.
대변인은 라샤드 후세인 국제종교자유특사가 최근 모리타니 방문 중,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 제프리 온예마 나이지리아 외무장관, 바바가나 몽구노 나이지리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그들과 다양한 종교 자유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크리스 스미스 연방 하원의원(공화당‧뉴저지)은 공화당 및 민주당 일부 의원이 국무부가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고, 이 지역의 인권 유린을 감시할 특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HRes82)을 상정했다. 특별우려국 지정은 종교 자유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해당 국가에 제제나 기타 억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제 기독 인권 단체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보코하람과 IS 등의 테러 단체들이 부상하며, 종교의 자유가 악화되고 있다고 수년간 경고해 왔다. 또 사막화와 천연자원의 고갈로 인해, 농경 지역인 미들 벨트 주에서 급진주의 풀라니족의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테러가 급증했다며, 현 정부가 폭력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2022년 기독교인 살해 건수(5014명), 납치 건수(4726명)는 물론, 성폭행과 괴롭힘, 강제 결혼, 신체 또는 정신적 학대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2021년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교회 테러와 실향민이 발생했다. 올해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힘든 국가 순위에서 역대 최고인 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나이지리아의 급증하는 폭력 사태를 다루는 데 있어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다른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020년 12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CPC 명단에 추가한 나이지리아를, 2021년 11월 명단에서 제외했다.
반면 이듬해인 2022년 6월, 국무부가 발표한 2021년 종교 자유 보고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을 인용해, 나이지리아에서 “불안이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으며, 특히 북서부 지역에서 전국적으로 증가했다”며 상반된 실태보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