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 한인사역부 총괄 담당 크리스 최 목사
(Photo : 기독일보) CRC 한인사역부 총괄 담당 크리스 최 목사

7년 전 섬기던 교회에서의 일이다. 당시 담임 목사님께서 글쓰기의 중노동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셨다. 매주 서너 편의 설교문과 강의안을 준비하는 것은 아무리 설교를 잘 하는 분이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고충을 말씀하던 끝에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가까운 미래에 성경본문, 주제, 키워드, 결론 등의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설교문이 실행되어서 나오면 좋겠다" 고. 꿈만 같은 얘기였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ChatGPT(챗GPT)'가 바로 그것이다.

ChatGPT는 2022년 11월 30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란 의미를 담고 있는 ChatGPT는 사용자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언어모델이다. 일론 머스크는 "ChatGPT를 가리켜 구글을 능가할 Game changer가 등장했다" 고 말했다.

구글로 대표되는 기존의 검색 엔진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원하는 답이 포함되어 있을 확률이 높은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한다. 그러면 사용자는 그 링크를 타고 가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ChatGPT는 사용자를 어디 안 보내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준다.

심지어 창작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내에게 반성문을 써줘', ' 대표 기도문을 써줘' 같은 요구에도 제법 훌륭한 답변을 제시한다. 상황 판단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인간에게도 쉽지 않은 기술이다. 눈치 없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인생을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로 살아왔기에 이런 획기적인 것은 빨리 경험해 봐야 했다. ChatGPT의 기술이 어디까지인지, 실용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직접 확인해 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직 보완할 것은 많이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한 기술임을 감안할 때 또한 계속해서 자가 학습한다니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짐작할 수도 없었다.

이 기술은 아마 모든 인문학계, 글을 쓰는 사람들의 사회,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법, 모든 지구상의 교육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듯하다. 특히 인문학, 교육계를 포함하여 모든 교회와 교역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민해본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인간의 깊이 있는 영성과 지성과 감성을 따라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ChatGPT는 그 생각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자가학습을 통하여 기계가 데이타를 축적하면서 스스로 배운다는 것이 무섭다. 인간이 놀고 자는 동안에도 얘는 하루 종일 일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지치지도 않는다. 목회자라고 치면 하루 종일 계속해서 설교를 뽑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필자가 신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의 과정을 지나오며 알게 된 것은 모든 목회자들은 끝없는 집필가들 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서적을 읽은 후에 독후감 제출, 책과의 대화의 Reflection Paper, 졸업을 위한 논문을 쓰는 것, 그리고 목회자가 되어서는 매주 2-3편의 설교문을 기본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고되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순식간에 해내는 분이 바로 이 ChatGPT다. 여기에 설교 본문과 키워드 서너 개만 넣으면 순식간에 설교 한편이 뚝딱 나온다.  또한 이 앱은 도덕성과 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인간의 정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서 인간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목회자에게 이 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심각한 위협이 될까? 적절한 도움이 될까?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지혜롭게 사용한다면 목회를 더욱 혁신적으로 감당케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의 고삐를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