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도실(예배당) 재개관 감사예배가 9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지하 기도실에서 여야 기독 국회의원들과 성도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예배는 노후한 국회 기도실을 리모델링하고 재개관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기도실은 지난 1978년 국회 본청 지하에 처음 마련됐고, 지난 2004년 첫 리모델링 후 이번에 다시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리모델링 비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수원중앙침례교회(담임 고명진 목사)를 비롯해 여야 여러 기독 국회의원들과 목회자 및 성도들이 후원했다.
엄진용 목사(기하성 총무, 한국교회총무협의회 회장)가 사회를 본 예배에선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이 대표기도를 드렸고, 이영훈 목사(한교총 대표회장, 기하성 대표총회장)가 설교했다.
김회재 의원은 "하나님께서 일찍이 국회 기도실을 허락하시고 이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은혜주심을 감사드린다"며 "이제 새롭게 리모델링해 더 많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아름다운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길 기도할 수 있게 하심에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눅 2:10~14)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가 열렸을 때, 당시 이승만 박사님이 먼저 기도드리자고 하시고 이윤영 목사님께 기도를 요청하셨다. 대한민국 국회는 이렇게 기도로 시작했다"며 "국회가 온 국민에게 존경받고 사랑받기 위한 발걸음으로 이 아름다운 기도실이 재개관하게 되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대립과 갈등 속에 있는 이 땅을 치유하시기 위해 평화의 왕으로 오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도 진정한 평화가 임해야 한다. 지역 간, 이념 간, 정파 간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부터 아름다운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국회의원들이 낮아져 섬기는 자세로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소강석 목사(한교총 명예회장,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는 봉헌사에서 "이렇게 하나님께 경배하고 예배 드릴 수 있는 곳이 국회에 있다는 건 국회와 대한민국의 복"이라며 "이곳이 하나님의 거룩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영혼의 산소공장이 되었으면 한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여기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이 위로와 평화를 주실 것"이라고 했다.
축사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이채익 의원(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이철 기감 감독회장(한교총 상임회장)이 차례로 전했다.
먼저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 기도실이 국회에 있는 종교시설 중에 제일 먼저 지어졌다. 그러다보니 노후했었다. 그런데 한국교회 도움의 손길로 오늘 이렇게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고 했다.
김 의장은 특히 "우리 국회가 개원할 때 이윤영 목사님의 기도로 시작했기에 그 동안 많은 문제가 있었어도 대한민국이 결국은 잘 극복하고 우리가 선진국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나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나아가는 것이 오늘 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국교회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한다"며 "여야 기독 의원들이 함께 손잡고 기도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채익 의원은 "기도실이 새롭게 단장하고 개관예배를 드리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기도실이 국가를 위해 여야가 함께 기도하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결국 한 인생을 살리는 것은 복음의 생명,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다. 이것이 유일한 생명의 길, 구원의 길이라고 믿는다"며 "여야를 따나 하나님께서 기독 의원을 세우신 것은 복음의 가치관을 살리는 자리에 서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 기독 의원들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예배는 이순창 목사(한교총 상임회장, 예장 통합 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