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150명·교수 346명·전현직 총장 9명 등
"수많은 독소조항... 다음세대에 악영향 우려
12월 31일은 훈시규정... 시간 두고 신중하게"
종교계, 학계, 법조계 등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 750명이 서명한 '2022 교육과정 개정안'의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29일 대통령실에 전달됐다.
'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전국 네트워크'(교정넷)는 교육부가 지난 9일 행정예고한 해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 마감일인 이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제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 교정넷 운영위원)에 따르면 이 성명서에는 종교인 150명을 비롯해 교수 346명, 전현직 총장 9명, 전현직 교장 13명 등 750명이 서명했다.
기독교계에서는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전 총회장)·이재훈(온누리교회,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이사장)·이찬수(분당우리교회)·오정현(사랑의교회)·오정호(새로남교회, 예장 합동 부총회장) 목사 등이 서명했다. 이 밖에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필섭 전 합참의장, 이정미 전 헙법재판관 등도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이 서명한 성명서는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교육과정 개정안'에 수많은 독소조항이 있어서, 다음 세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녀가 아닌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의미하는 '젠더', 성 정체성과 성적지향을 포괄하는 '섹슈얼리티', 젠더 평등을 의미하는 '성평등', 동성결혼으로 확대될 '다양한 가족', 프리섹스 의미와 낙태권을 포함하는 '성·생식 건강과 권리' 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행정예고안에서 '성평등'이라는 용어는 빠졌다.
성명서에는 "또한, 특정 이념을 가르칠 우려가 있는 민주시민교육, 반윤리 행위까지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다양성 존중 교육,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인권교육 등이 교육과정 전반에 퍼져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잘못된 교육을 백지 같은 마음을 가진 초·중·고등학생에게 가르치면, 청소년 트랜스젠더 등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성명서는 "서구의 일부 국가들은 이런 교육의 위험성을 뒤늦게 깨닫고 급진적인 젠더 교육을 중단하려고 하는데, 한국이 실패한 젠더 교육을 성급하게 도입할 이유가 없다"며 "다음 세대를 위하여, '2022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신중하게 진행해 모든 독소조항을 삭제해 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특히 "교육부가 독소조항들을 수정하지 않고 개정안을 확정해서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기고, 국가교육위원회는 제대로 심의하지 않고 통과시킬 것을 심히 우려한다"며 "개정안에 대한 2022년 12월 31일이란 법정 고시 시한은 훈시규정에 불과하기에, 그것을 무리하게 지키기 위한 졸속 처리를 반대하며,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논의해서 올바른 교육과정을 만들어 주길 간절히 촉구한다"고 했다.
의견수렴을 마친 행정예고안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 후, 교육부 장관이 확정·고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