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김희석 교수가 이태원 사고 직후이자 지난 10월 30일 주일예배를 앞두고 ‘이태원 사고를 하나님의 심판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김희석 교수는 “어젯밤 일어난 사고를 비기독교 문화인 할로윈 파티에 참여했기 때문에 일어난 하나님의 심판으로 해석하여 피해자들을 정죄해서는 안 된다”며 “할로윈 파티와 이번 사고를 연결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첫째, 우리의 어떤 한 특정한 행동에 대해 하나님이 즉각적으로 ‘죽음’으로 심판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궁극적 심판은 유보되어 있으며, 개인적 종말(개인의 죽음) 혹은 우주적 종말(최종 심판)을 통해 이뤄지게 돼 있다”며 “하나 하나의 행동에 대한 심판은 종말에 물으시는 것이지, 인생 한 복판에서 이렇게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대해서 한번에 물으시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째, 피해당하신 분들 중에 기독교인들이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토요일에 이태원에 놀러간다 생각하고 갔을 수 있고, 다른 이유로 그 자리에 있었을 수도 있다”며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있다면, 예수님을 믿는 그분이 주님의 심판을 받은 것일까?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가 받아야 할 심판을 대신 받으셨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심판이 없다고 가르친다”고 밝혔다.
김희석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먼저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왜 그런 대형사고가 일어나게 되었는지 밝히고, 앞으로의 대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그러니, 교회가 할 일은 피해자 및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도울 수 있는 것에 있어 돕고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을 대하면서, 교회가 세상에 대해 ‘정죄하고 판단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랑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정말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을 가졌다면, 우리가 세상이 복음의 진리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오늘 주일, 교회들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낼 수 있다면 보내고, 지역사회에 이번 아픔을 당한 분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위로와 사랑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글을 맺었다.
이 외에도 SNS에서는 목회자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 섣부른 판단과 정죄 대신 추모와 애도, 위로를 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 전직 신학대 교수는 “오늘 설교에서 그 사건에 대해 침묵하면 좋겠다. 애도 외에 어떤 판단도 금물”이라며 “기독교 인터넷 매체도 그런 설교를 탐색해서 까발겨 교회를 우세스럽게 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