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기독교, 동식물 생명권 인정해 돌보고 보존
동식물과 인간이 같다는 건 남녀 철폐 주장과 비슷
혼합주의와 같은 맥락으로 창조질서에 맞지 않아
성공회대학교가 지난 15일 '2022 가을 반려동물 축복식'을 진행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 축복식에는 반려동물 30여 마리와 가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성공회대 교목실(차피득 사제), 대한성공회 광명교회(민숙희 사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동물과함께하는교회(임소연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섬돌향린교회(임보라 목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1부 사전행사에서는 인근 푸른수목원을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했다. 2부 본행사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드리고 '반려동물 축복식'을 진행했다. 사정상 반려동물이 함께 참석하지 못한 경우 준비해 온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장난감에 축복하고, 이미 생을 마감한 반려동물에 대한 추모도 진행했다.
축복식을 제안하고 공동주관한 대한성공회 광명교회 민숙희 사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반려동물 축복식이 생소하나, 외국 교회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다"며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동물과 사람은 공평한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이 더욱 모범적으로 동물을 대하고 축복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함께 이뤄나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동물과 인간이 동등한 피조물이라는 전제로 축복식을 갖는 사례들이 가톨릭과 대한성공회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신학적 비판이 제기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것은 인간의 특성이며, 그런 면에서 인간에게는 우월성이 아닌 존엄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영한 교수(기독학술원장)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물과 인간의 평등성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엄격히 말해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지만, 동물에게는 혼은 있지만 영혼은 없다"며 "인간의 우월성을 주장하지 말라고 하지만, '우월성'보다는 '존엄성'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물론 모든 동물에게는 동물로서의 권리, '수권'이 존재하고, 초목들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권을 인정하고 생태를 보존해 줘야 하고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 전통적이고 성경적인 기독교는 그러한 생명권과 기본권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인간은 동물과 식물을 지키도록 청지기로 지음받았다. 이는 우월의식으로 학대해서는 안 되고 잘 돌봐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지나쳐서 인간의 권리와 동식물의 권리가 같다고 평등권을 주장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철폐하고 동성애도 옳다는 식의 혼합주의와 같은 맥락이다. 이는 창조질서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재성 박사(한국개혁신학회 전 회장)는 "우리 주변 노숙인과 빈곤층 등 돌보지 못해 불행하고 외로운 이웃에 대해 목소리 내지 않고, 전 세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구호에 나서지 않으면서, 자신들과 함께하는 반려동물에 대해서만 특별한 존재로 주장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