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모잠비크 남풀라 주에서 군인으로 위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군중 가운데서 기독교인 11명을 따로 분리한 뒤 참수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모잠비크 북부 나칼라시의 알베르토 베라 아레줄라 주교는 지난 6일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에 살인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기독교인 생존자의 증언을 들려줬다.
당시 생존자는 주교에게 무장괴한들이 군복을 입고서, 사람들을 구하러 왔다고 말하면서 군중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레줄라 주교는 “그들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누가 무슬림이고 누가 기독교인인지 묻기 시작했다”며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이들의 손을 등 뒤로 결박하고 목을 베었다”고 했다.
주교는 참수 살해가 “지난달 6일과 7일 밤 이틀에 걸쳐 발생했다”며 “총 11명이 살해되었고 파괴의 흔적과 큰 공포를 남겼다”고 전했다.
ACN의 보도에 따르면, 무장괴한들은 지난달 6일 치펜 시의 나칼라 가톨릭 교구를 습격해 교회와 학교, 보건 센터, 주택, 도서관, 차량 등을 샅샅이 뒤진 후 건물마다 불을 질렀다. 이러한 공격은 5시간 동안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인 수녀 마리아 데 코피(83)가 사망했다.
아레줄라 주교는 숨진 코피 수녀에 대해 “어머니와 같은 분이었다. 소박한 사랑과 겸손으로 진정 모든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며 “우유와 밀가루가 있는 작은방에서 영양실조 아동들을 돕던 간호사였지만, 괴한들은 그 방마저 파괴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무장괴한들은 모잠비크, 르완다, 남아프리카 개발 공동체의 보안군으로부터 도망친 잔당일 가능성이 높다.
BBC에 따르면 최소 24개국이 모잠비크의 반군과의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모잠비크의 군대는 현재 7천 명의 유령 병사를 보유하는 등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기독교인이 대다수인 모잠비크 북부 지역은 수니파 무장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반군들로 인해 75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모잠비크 최북단에 위치한 카보 델가도 주는 2017년 내전이 시작된 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세력권으로 전락했다.
당시 시위대는 카보 델가도 주가 가스, 루비, 흑연, 금 및 기타 천연자원이 풍부함에도, 수익의 대부분을 일자리가 없는 지역 주민이 아닌, 집권당인 프렐리모당(Frelimo Party)의 엘리트층에게 바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은 “2017년 카보 델가도 지역에서 지하디스트 반군은 자원을 정부로부터 마을 주민에게 돌려줬고, 아무도 죽이지 않으면서 일부 주민들의 환심을 샀다”면서 “그러나 IS가 기독교 마을에 불을 지르고 그곳 주민들을 살해하기 시작하면서 인기는 지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CC에 따르면 카보 델가도 주는 신앙을 이유로 최소 300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한 무슬림 중심지로 전락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 교회에 대한 공격 사례는 100건을 넘어섰다.
2021년 3월, 미국은 이슬람국가-모잠비크를 ‘특별 지명 테러러리스트((Specially Designated Global Terrorists)’로 지정했다. 이슬람국가-모잠비크는 안사르-알-수나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에서는 알-샤바브(al-Shabaab)로 불린다. 이 단체는 2018년 4월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했고, 수백 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이슬람국가와 연계된 무장세력은 카보 델가도 주의 미우둠베와 마코미아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50명 이상을 참수하고 다른 사람들을 납치했다.
또 지난해 12월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반군이 600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을 노예로 삼았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학대를 받아 600달러에 성 노예로 팔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