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에서 5일 '전임 대통령이라고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전임 대통령이라고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감사원으로부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하여 서면조사를 통보받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질문서 수령조차 거부하고 "무례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누구인가? 그는 전임 대통령일 뿐이고, 한 명의 시민 문재인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아래에서는 전임 대통령은 물론, 현직의 그 누구라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엄연히 헌법상 국가기관인 감사원의 공식 직무 수행에 대하여 반발하며 시정잡배가 드잡이하듯 달려드는 태도에서는 한때 국가 원수의 지위에 있던 자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피해자와 그 유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사건을 대처함에 있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일차적 책무가 제대로 수행되었는지의 여부는 '과연 대한민국은 믿을 수 있는 국가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갖도록 하는 모든 국민의 신뢰가 달린 문제이다.
아직 진상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 관하여 의혹을 해소할 책임은 당시 국가책무 수행과정의 최종의사결정권자면서,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을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초적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질문서 수령조차도 거부한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자 우롱이다. 정작 불쾌한 것은 문재인이 아니라 국민이다. 무례를 범한 것은 감사원이 아니라 문재인인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17. 4. 13. TV와 라디오 방송 연설을 하면서 "적폐 청산은 국민 편가르기가 아닌, 통합이자 미래"라고 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전 2015. 11. 16. 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로서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거론하면서 당시 정권을 향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무능했다. 그러나 민생을 죽이고 국민을 탄압하는 일에는 매우 유능하다. 결코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다"라고 질타한 적도 있다.
지금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문재인 식 표현대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무능했고, 국민을 탄압하는데 유능했으며, 결코 정상적 정부가 아니었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비정상적 적폐는 그의 말대로 통합과 미래를 위해 신속하게, 제대로 청산되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일말의 염치라도 있다면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같잖은' 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신이 2017. 3. 12.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민주공화국 시민 모두는 민주적 헌법 절차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던 말을 되새기며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감사원 등 국가기관에도 촉구한다. 모든 사람은 법 아래 평등하다는 자명한 사회적 약속과 헌법 원리를 철저히 준수하여 법 앞에 성역을 남겨놓아서는 안 된다. 서면조사 자체도 일반 국민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특혜가 아닌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