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교전 중인 미얀마 동부 샨(Shan) 주의 건물과 가톨릭교회 주변에 지뢰를 매설하고, 건물들을 부엌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UCA 뉴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주 샨주 모비에 마을의 페콘 교구에 속한 ‘마더오브갓’ 교회를 며칠 동안 점거하며 지뢰를 매설했고, 교인들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교회는 지난주 폐쇄됐다.
현재까지 군부는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인 와족 연합군(USWA)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샨주 교회들을 방패막이로 점거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1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고 5천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민 방위군은 최근 SNS을 통해 먼지가 자욱한 예배당 바닥에 조리용 냄비와 군복이 널브러져 있는 장면을 공개했다.
페콘 교구 가운데 최소 6개 교구는 버려졌으며, 성심 대성당(Sacred Heart Cahtedral) 등 가톨릭 교회들은 계속된 군사 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7월 샨주와 인접한 카야(Kayah) 주의 분쟁 지역에 대한 현지 조사를 토대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얀마 군부가 마을 주변에 국제적으로 금지된 대인지뢰를 대규모로 매설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맷 웰스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부국장은 “전 세계가 본질적으로 무차별적인 무기들을 압도적으로 금지한 시점에 군부는 사람들의 마당, 집, 심지어 계단통은 물론 교회 주변에도 배치했다”라고 비판했다.
버마로 알려진 미얀마는 1948년부터 70년 이상 지속된 세계에서 가장 긴 내전을 겪고 있다. 특히 군부와 소수민족 반군 사이의 갈등은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반군이 민주화 시위대를 지원하며 더욱 심화됐다. 분쟁 지역은 인도, 태국, 중국과 국경이 접해 있다.
미얀마의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은 7% 이상을 차지한다. 그중 인도와 국경을 접한 친(Chin) 주와, 중국과 인접한 카친(Kachin) 주는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며, 특히 태국과 국경을 접한 카야(Kayah) 주는 주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6월, 유엔을 포함한 다수의 보고서는 미얀마의 불교 민족주의 군정이 기독교인을 포함한 종교적 소수자들을 지나치게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군사 쿠데타 이후 수백 명의 아동을 잔인하게 공격하고 살해했다고 폭로했다.
유엔 미얀마 인권상황 특별보고관인 톰 앤드루스는 보고서에서 “군부가 아동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을 가한 데는 미얀마 국민을 예속시키고자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막대한 고통을 가하려는 장성들의 타락과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 살해에 대한 진상조사에서 군부가 “구타, 찔림, 담뱃불로 인한 화상을 입고 모의 처형을 당한 아동, 장시간 심문 과정에서 손톱과 이빨을 뽑힌 아동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최소 142명의 아동이 군부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덧붙였다.
앤드루스는 “군의 공격으로 25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난민이 되었고 1400명 이상이 임의로 구금됐다”며 “3세 미만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61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 최소 61명의 아이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미국 오픈도어스가 선정한 2022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중 12위에 꼽힌다. 미얀마의 박해 수준은 불교 민족주의로 인해 “매우 높은” 상태이며, 미 국무부가 선정한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특별우려국 명단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