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역사적인 개신교 교단들이 소멸 직전에 놓여 있다고 분석한 영국의 수학자 존 헤이워드(John Hayward)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존 헤이워드 박사는 영국 웨일스 대학과 스코틀랜드 대학에서 32년 동안 수학을 강의했다. 지난 5월에는 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Church Growth Modeling’에서 영국 교회의 출석률 감소가 계속될 경우, 2060년까지 영국 국교회 등 역사적인 개신교 교파들이 소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존 헤이워드 박사가 크리스천투데이와 나눈 일문일답.
-보고서에는 역사적인 교단들의 멸종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가?
“대부분의 교회의 쇠퇴는 직선적으로, 하향 곡선으로 일어나고 있다. 즉, 매년 같은 비율로 감소하고 있고 이 속도로 계속 줄어든다면, 교회는 결국 멸종 시한인 0에 도달한다. 물론 우리는 감소세가 둔화되고 이러한 멸종 시한이 실현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슬프게도, 현재로서는 이를 시사하는 데이터가 없다.
모델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에 기초한 예측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쇠퇴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은 있으며, 영국 국교회가 소멸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활기찬 교인들을 남겨둔 채, 오래된 교인 중 많은 수가 사라질 것이다. 이는 영국 교회에 나쁜 소식이다. 영국 국교회는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너무 많은 교인들을 잃게 될 것이므로 더는 불가능하다.”
-역사적 교단에서 보이는 사망률과 쇠퇴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교회들이 그들의 수에 어떤 (교인)도 추가하지 않으면, 교회는 더 나이가 들며, 결과적으로 교회의 사망률은 더 높아진다. 당연히 평균 연령이 80세인 교회의 사망률이 평균 연령이 40세인 교회보다 훨씬 높다. 이것이 우리가 많은 교회에서 보고 있는 결과이다. 대부분 교회는 나이가 많고, 새로운 교인들을 추가하지 않으며,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데이터에 이와 같은 직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교회들이 전도된 사람들을 가입시킬 경우, 즉 사람들을 전도하고, 교인들이 더 젊어진다면, 쇠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더라도 더뎌질 수는 있다. 젊은이들이 교회에 더해지면,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한된 열정 모델(Limited enthusiasm model)’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교회는 대게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우리가 ‘열성적인 신자(enthusiast)’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신앙을 전파하고, 사람들을 교회에 초대하고, 복음을 설명하여,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제한된 시간에만 이런 사역을 한다. 비 기독교인과의 만남이 줄어들거나, 교회 생활에 너무 바빠져서 더 이상 대화나 전도에 시간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성적인 신자들은 새로운 사람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그들이 평생 그렇게 (전도) 할 수 있다면, 이는 큰 차이를 만든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새로운 만남을 계속해야 하고, 보통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을 의미하기에, 교회 생활 외에도 많은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회에는 더 많은 전도자가 필요한가 아니면 우리의 신앙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할까?
“교회는 더 많은 전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비 기독교인들과 접촉하고 그들과 함께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더 많은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할 뿐이다. 단순히 복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신앙으로 이끄는 데 가장 공헌한 분은 식사시간에 성경을 꺼내어 내 생각을 물으시던 집주인 아주머니였다. 이때 신앙을 좀 더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나는 기독교인이 되었다. 나는 그녀가 신앙을 실천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그들에게 왜 중요한지, 그분의 부활이 변화를 가져온 이유를 기꺼이 나누는 사람들이다. 이 일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항상 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한정된 수의 사람들만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질병에도 적용된다. 사람들은 짧은 시간 동안만 전염된다. 우리는 코로나19 기간에 모든 사람이 전염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았다. 기독교 용어로 신앙에 전파되는 사람이 너무 적고, 전파성이 충분히 오래가지 않는 것이 교회의 성장을 제한한다. 그러면 충분한 인원을 추가하지 못하고 교회는 나이가 들고 쇠퇴한다.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교회가 1870년대 이후로 새 신자들을 충분히 더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 당시에 교회의 백분율 성장이 멈췄다. 1870년대 이후로 교회들은 성장했지만, 인구 증가에 보조를 맞추지 못했고 20세기까지 교회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교회가 쇠퇴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충분한 사람들을 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우울하고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몇몇 교회는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 모든 상황이 불길하고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가 국가의 중심이었고 교회가 그 영향력의 중심이었던 시대로 돌아가길 원한다면, 잘못된 모델을 그리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볼 수 있다. 미국은 남침례교와 같은 신실한 교회들도 급격한 쇠퇴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기독교인들은 정치적 선전 운동을 통해 문화를 기독교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비 기독교인에게 믿음을 전파해야만 기독교가 문화가 된다. 결코 인위적으로 기독교 문화를 유지할 순 없다. 우리는 회심한 사람들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교회를 성장시키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바뀌어야 문화가 변한다.
서방 교회는 기독교 문화가 전혀 지배적이지 않은 세계에서 성장하는 모든 교회들에게 배울 필요가 있다. 세계의 이 지역 교회들은 그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법을 터득했다. 서방 교회는 이 모델을 통해 배워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국가에 관여할 수는 있지만, 우리 주변의 문화와 싸우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해선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그리스도를 향한 증인 됨을 통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장하는 교회의 성공 요인으로 교회 개척을 언급했다. 그 밖에 다른 점은 무엇인가?
성장하는 교회로부터 깨달은 점은 낙관주의, 그리고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일과 복음, 성경의 내용에 대한 강한 확신이다. 그들은 ‘성경이 정말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가?’, 또는 ‘우리가 이것, 저것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긴 토론을 하지 않는다. 결혼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것에 대한 영국 국교회와 감리교에서의 논쟁은 성장하는 교파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믿는지를 알며, 사람들이 그들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호감을 사는 것이 그들 삶의 목표가 아니다.
또 그들은 교회 안에서 안전함을 느낀다. 그들은 ‘이번 주에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또는 ‘이번 주에 기독교의 어떤 부분이 바뀔까?’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이는 복음주의 교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과 정교회에도 해당된다. 영국 정교회의 성장의 일부는 이민이지만, 그들이 믿는 것을 확신한 개종 때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영국은 9세기에 기독교를 믿었고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 역사의식은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기독교 역사, 과거에 하나님이 행하신 일, 기독교인들이 믿었던 바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 이는 마치 효험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바꾸는 것과 같다. 과거와의 연속성이 교회를 튼튼하게 만들고 성장을 돕는다.
-눈에 띄는 수치는 자유주의 교회의 쇠퇴와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이다. 자유주의 교회가 역사적 기독교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도 무방한가?
“그래야 하지만, 항상 그렇게 간단치는 않다. 여기에는 교사와 전임 교회 지도자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교회를 복음의 기본과 성경의 권위로 되돌리는 데는 한 교회당 약 20년이 걸린다. 이것은 전임 교회 지도자에 의한 장기적인 사역을 의미한다.
또 긍정적인 반응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가 가능한 상황이어야 한다. 이것이 오래된 교회를 바꾸기보다 새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더 쉬운 이유이다. 예를 들어,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신임 목사가 자유주의적 교회에 들어가 교인들의 믿음에 도전한다면 반발을 살 위험이 있고, 교인들의 신념은 더 고착화된다.
믿음이 다른 기독교인들이 서로 소리를 지르는 것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인내하는 데 교회가 익숙해져야 한다. 5년 안에 교회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역사를 통틀어, 하나님은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건축해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