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41.4% '반대', 35.3% '찬성'했지만
동성애 등 구체적 내용 알려 주고 나니,
63.6% '반대' 23.0% '찬성'으로 바뀌어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을 유도한 설문조사가 여론을 잘못 반영하게 됨을 알려주는 조사 결과가 16일 또다시 공개됐다.
지난 11일 오피니언 코리아에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여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별금지법 관련 여론조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등의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진평연 의뢰로 진행된 오피니언 코리아 설문 결과, 동성애와 성전환 등이 포함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1.4%로 가장 높았다. '찬성한다'는 35.3%, '잘 모름'이 23.3%였다.
앞서 인권위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의견이 무려 67.2%, 한국갤럽이 5월 초 자체 조사한 찬성 의견도 57%로,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논쟁이 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질문에서는 반대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남성의 생식기를 유지한 채 여성 화장실과 목욕탕을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85.1%가 반대했고, 찬성은 7.7%에 그쳤다.
스스로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남성(트랜스젠더)이 관련 수술 없이 여성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은 무려 90.3%에 달했고, 찬성은 4.6%에 불과했다.
전과 차별금지 규정에 의해 성범죄 전과자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취업하는 일에 동의하겠느냐는 질문에도 94.6%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질문한 뒤 다시 찬반 설문한 결과. |
특히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찬반을 재차 물었을 때, 반대한다는 의견이 63.6%로 22.2%나 증가했다. 찬성 의견은 35.3%에서 23.0%로 12.3% 감소했다. '잘 모름'도 23.3%에서 13.5%로 9.8% 가량 줄었다.
법안에 대해 잘 알수록 반대 의견이 높아지는 현상도 드러났다. 첫 질문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 중에서는 69.9%가 반대했고, 잘 모르거나 처음 듣는 사람들은 각각 16.5%와 16.3%만이 반대하고 26.8%와 20.7%가 찬성했다.
구체적 내용을 파악한 후 여론조사 마지막에 다시 질문했을 때는 '법안을 잘 모르겠다'던 이들의 61.8%가 반대로 돌아섰고, 찬성은 15.0%에 불과했다. '처음 듣는다'던 이들 중에서도 71.4%가 반대했고, 찬성은 11.0%에 그쳤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알수록 반대가 높아짐을 보여주는 도표. |
진평연 측은 "차별금지법은 명칭만 들어보면 찬성해야 할 법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내용을 알고 나면 대다수 사람이 반대함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피상적 여론조사만으로는 국민들의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인권위가 수박 겉핥기식 여론조사를 근거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에 불과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만큼은 모르면 찬성하고, 알면 반대하게 된다는 말이 진리임이 분명하다"며 "차별금지법에 담겨 있는 실제 내용은 은폐하면서 그럴듯한 이름만 내세워 호도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당당하게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것이 공직자가 취해야 할 마땅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번 오피니언 코리아 여론조사는 표본 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1%p였고, 지역·성별·연령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굿오피니언리서치 조사에서도 '동성애, 성전환, 사상, 전과, 학력 등의 사유가 포함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2.8%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