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화당 소속인 론 드 산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임신 15주 후 낙태를 금지하는 하원 법안(HB 5)에 서명했다.
‘태아 및 영아사망률 감소법’이라는 제목의 이 법안은 산모의 생명이 위태롭거나 치명적인 태아 기형이 있을 경우를 제외한, 임신 15주 후의 모든 낙태를 제한한다.
론 드 산티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하원 법안 5호는 심장이 뛰고, 움직일 수 있고, 맛을 보고, 볼 수 있고,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자궁 속 태아를 보호한다”라며 “생명은 우리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성한 선물이며, 이 주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 보호를 대표하는 위대한 법안에 서명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미국 친생명 단체인 ‘내셔널라이트투라이프’ 회장인 캐롤 토바이어스는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의 법제화에 힘쓴 론 드 산티스 주지사와 플로리다 내셔널라이트투라이프 지부를 칭찬한다”면서 “어떤 태아도 낙태로 고통받고 죽어서는 안 된다. 이 법은 태아와 그들의 어머니를 낙태의 공포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생명단체인 ‘수잔B. 앤서니리스트’의 마조리 대넨펠서 회장은 “이 법은 잔인하고 위험한 임신 후기 낙태로부터 태아뿐 아니라, 그들의 어머니를 보호함으로써 일 년에 3천3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넨펠서는 “과학적으로 태아는 자궁에서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며 15주가 지나면 고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법원 판례에서 미국은 출산 직전까지 요구만 하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낙태 정책에서 우리는 사실상 세계 어떤 나라보다 중국, 북한과 공통점이 더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돕슨(대 잭슨 여성보건기구) 사건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낙태법을 현대화하는 데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7월, 미국 연방 대법원은 미시시피주의 15주 낙태 금지와 관련된 ‘돕슨 대 잭슨 여성보건기구’ 사건을 판결할 예정이다. 이 판결은 미국 내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반면,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케탄지 브라운 잭슨(Ketanji Brown Jackoson) 연방대법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로 대 웨이드를 비롯한 주요 낙태에 사건에 대한 판례는 합의된 법이며, 구속력 있는 판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텍사스주는 임신 6주 후부터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강력한 생명보호법을 시행했다. 텍사스의 공화당 주지사인 그랙 에벗이 서명한 이 법안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후 낙태를 금지하며, 낙태를 시술하거나 유도한 사람 또는 낙태 보조금을 지원한 보험사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상원은 ‘임신 15주 후 낙태 금지법안’을 16 대 13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임신 15주 후 낙태를 시술한 의사에게 징역 1년과 의사면허 자격을 박탈시킬 것을 명시했다.
한편, 이달 13일 켄터키주는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한 낙태금지법이 공화당 주도의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했다. 이 법안은 임신 15주 후 낙태 시술과 낙태약물을 우편으로 배송받는 것을 금지한다. 또 의사는 24시간 전 환자의 동의를 얻지 않을 경우 약물을 투여할 수 없다.
지난 12일에는 오클라호마의 공화당 주지사인 케빈 스티트가 모든 형태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친생명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모든 낙태 시술을 중범죄로 분류하여 최고 10년 징역형과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