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성도님들과 함께 목회할 수 있었던 것도 당연한 게 아니고 은혜였고, 이렇게 부족한 저희들이 29개 교회나 파송할 수 있는 이런 놀라운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도 은혜였습니다.”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가 10일 ‘일만성도 파송운동 파송예배’를 드렸다. 이로써 이찬수 담임목사가 지난 2012년 7월 1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공식화 했던 이 운동이 약 10년 만에 일단락 됐다.

이 목사는 29개 교회로 떠나는 교인들을 향해 “이제 분당우리교회를 잊어주시고 여러분이 가시는 그 교회에서 행복하셔야 한다”고 했다.

◆ “상상 초월하는 행복한 목회 할 수 있었다”

이 목사는 ‘나의 최선과 하나님의 일하심’(출 2:1~10)이라는 제목으로 한 파송예배 설교에서 교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앞으로도 주님 안에서 행복하기를 당부했다.

이 목사는 “어른 목회도 안 해본 42살짜리 애송이 목사가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겠으며 얼마나 여러분 마음을 놀라게 하는 일이 많았겠나”며 “그럴 때마다 여러분들은 호의와 동정으로 저를 불쌍하게 보셨다. 그래서 덮어주시고 감싸주시고 기다려주셨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교회를 위해 금식하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를 긍휼이 여기신 하나님께서 저를 긍휼이 여기셨기 때문에, 이렇게 호의와 동정으로 (제) 목회를 기다려주신 성도들로 인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 “쫓겨날 짓 했는데도 눈물로 여러분들이…”

이 목사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결심했던 배경을 다시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분당우리교회는 학교를 (예배당으로) 빌려서 쓰다보니 2만 명 가까이 출석할 때까지 주중 (사용할) 공간이 없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임대할 곳을 물색했지만 교인들이 모두 들어갈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의 드림센터를 매입하게 됐다고.

이 목사는 “드림센터에 입주하고 나서 그 때부터 고통이 시작됐다. 건물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미자립교회를 생각하면 “이 큰 건물을 쓰는 게 옳은 일인가”라는 마음의 가책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당시엔 손님도 건물 외부에서 만났고, 드림센터에 분당우리교회임을 알리는 간판조차 붙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목사는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곳에) 입간판도 처음엔 없었다. 지나가는 어떤 작은 교회 성도님들이 그것을 보고 ‘이렇게 큰 교회도 있느냐’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봐”라고 했다.

결국 이 목사는 교회 분립과 드림센터의 사회 환원 약속이 포함된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결심하고 교인들에게 이를 알렸다. 이 목사는 “쫓겨날 짓을 했는데 눈물로 여러분들이 그걸 인준해주셨다”고 교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장년 5천 명 이하 안 되면 사임 약속 유효”

한편, 이 목사는 “오늘 이 시간부로 29개 분립·개척교회는 완전한 독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후로 (분당우리교회가) 어떤 관여도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분립하는 교회들은 그 이름에 ‘우리’자도 넣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이 목사는 “1차 목표는 이뤄졌지만, 제가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1년 간 안식년을 포함해서 정비가 되는 2년차까지 (분당우리교회가) 장년 출석 5천 명 이하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분당우리교회를 사임하겠는 약속은 유효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구체적인 교회 분립 계획을 처음 공개했던 지난 2020년 2월 23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교회 분립의 결과로) 분당우리교회는 주일 출석 5천 명 이하로 줄어드는 게 목표”라고 했었다.

그는 “(분립 과정에서) 제가 걸림돌이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다. (그래서) ‘강제 안식년’이라고 이름을 정해봤다. (제가) 최대 1년 정도 (분당우리교회에서) 없어질 것”이라며 “그리고 복귀하는 날 기준으로 그 1년 뒤까지 5천 명 이하로 숫자가 줄지 않으면, 사임할 생각”이라고 했다.

바로 이 약속을 이날 다시 상기시킨 것이다. 이 목사는 “어떤 경우라도 제가 조금 더 오래하려고 성도들을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이제 다음주부터 분당우리교회는 저와 함께 2년 동안 다시 정비해야 한다. 교사도 봉사도 모든 일들 다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 수습하고 그리고 5천 명 이하로 줄지 않으면 저는 사임하고 어디로 갈지 아내와 의논 중”이라며 “얼마나 오래 목회를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세처럼) 왕궁을 거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 “2차로 일만성도 파송운동 11개 교회 선정”

아울러 이 목사는 “당장 오늘 29개 교회 파송예배를 드리고 나면 다음주부터 올 연말까지 2차로 일만성도 파송운동 11개 교회를 선정할 것”며 “그래서 일만성도 파송운동은 40개 교회로 완성될 것을 주님 앞에 약속드린다”고 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이제 29개 교회로 떠나는 교인들을 향해 “결단하고 순종해서 그 교회로 가기로 한 성도님들, 주님 안에서 행복하도록 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제 파송받아 29개 교회와 지역의 작은 교회로 떠나시는 여러분들, 그 동안 정말 수고많으셨다”며 “건물도 없이 10년을 보내시고 이 5층 높이 되는 여기(학교 강당)에서 제자훈련 한번 하려고 하면 물통을 짊어지고… 여름에는 더워서 예배를 못 드리고 겨울에는 발이 시려서 예배를 못 드린다고 제 아내가 저한테 많이 불평을 했다. 성도들을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느냐고. 그 불편을 감수하시면서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 “여러분이 가시는 교회에서 행복하셔야 한다”

이 목사는 “오늘 파송예배, 사실은 여러 가지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어제 다 취소시켰다. (떠나는 교인들이) 이제 분당우리교회는 잊어야 하니까. 기억에 남는 파송예배를 드리고 싶지 않다”며 “하나님께만 영광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분당우리교회를 잊어주시고 여러분이 가시는 그 교회에서 행복하셔야 한다. 주님 안에서 행복하셔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은혜’라는 제목의 CCM 가사를 읽은 뒤 “이렇게 좋은 성도님들과 함께 목회할 수 있었던 것도 당연한 게 아니고 은혜였다”며 “이렇게 부족한 저희들이 29개 교회나 파송할 수 있는 이런 놀라운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도 은혜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