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관찰됐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22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 세계 인권 현황>(이하 보고서)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동의 자유, 건강권, 식량권, 표현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는 국경 봉쇄 정책은, 결과적으로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인의 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말까지 최소 63명(여성 23명, 남성 40명)의 북한 사람이 한국으로 입국했으며, 이는 공식 기록이 공개된 2003년 이래 가장 적은 숫자였다.
4곳의 정치범수용소는 당국에 의해 존재가 부정되었으나,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12만 명에 이르는 수감자들은 강제노동, 고문, 기타 부당한 대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정확한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코로나 19 확진자와 그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제공한 정례 통계와 모순된 상황도 파악했다. 비공식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는 다수의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의 사망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기도 전에 화장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 제안도 거절한 채 외부와의 단절을 이어갔다. 작년 11월 기준 북한은 지구상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단 두 개의 국가 중 한 곳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이동은 더욱 어려워졌다. 기존의 이동 제한에 더해, 각 도(道) 간 이동을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 주간 격리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격리 기간 굶주림 등 큰 어려움에 마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 봉쇄의 영향으로 의약품 수입이 줄어들면서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이는 북-중 국경 지역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한 상당수 주민들의 마약 사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식량 또한 심각한 부족 현상을 보였다. 몇몇 지역에서는 주요 식품 가격이 3배 가까이 뛰기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국은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외국 문물을 접하거나 유포한 자에 대해서 강력히 처벌하는 등 반대에 대한 억압을 더욱 높이는 정책을 펼치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하여 양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은 "계속된 국경 봉쇄로 주민들의 건강권과 식량권은 더욱 악화되었으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며 이전보다 강도 높은 억압을 이어 나갔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제 인권 기준에 일치하지 않으며, 백신 지원 거부는 오히려 주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국은 코로나19를 빌미로 자행되는 인권 침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