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내 삶은 더 이상 추억이라고 할 수도 없는 어두운 그림자다."
지인의 채무자를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던 조양은 씨가 17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필리핀에서 사건의 의혹을 받고 체포됐던 때가 벌써 2013년도이니, 무려 8년 만에 억울함을 벗은 것이다.
20년이 넘는 형기를 마친 뒤 다시는 조폭의 길을 걷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신학교를 나와 2019년 아이야세계선교회를 세워 사회 약자들을 돌봐왔다. 조 씨는 19일 유튜브 '조양은TV'를 통해 무죄판결의 소회를 밝히며 "기도도 많이 한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매스컴에 조여 반론 한번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조 씨는 "대법의 기간만 5년 6개월이 걸렸고 무죄가 확정되었지만 마음이 좀 그렇다. 그 많은 시간 나름대로 기도도 많이 해 왔고, (무죄판결에) 기쁨도 있었지만, 너무 많이 조여왔다. 수많은 매스컴에 매도를 당했다. (무죄에 대한) 기사 한번 안 나오지 않는가"라고 했다.
그는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아야 했다. 글(기사)을 쓰면 글 쓰는 대로 당해야 했다. 내가 나와 한 번도 '사실이 이렇다' 얘기 한번 못했다. 빌미를 준 나의 잘못이겠지만"이라고 했다.
선교사의 길을 택한 것에 대해 "사회에는 양은이파 두목이니, 조직 보스니, 머리에 뿔 두세 개 달린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선교사라는 호칭은 생소할 것이고, 저게 무슨 상황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선교사가 되기까지 42년이 걸렸다"며 "몸부림 속에 하나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방황 속에서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한세대학교 총회신학대학원)도 졸업하고, 영성대학에서도 2년간 공부했다. 하나님을 만난 뒤 22년간 감옥에 있었고, 그 과정을 거쳐 오늘이 있다. 생소하시겠지만 그 몸부림 속에 여기까지 온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조 씨가 세운 아이야세계선교회는 성경의 인물 아브라함·이삭·야곱의 앞글자를 땄다. 그는 "60여 명 정도 된다. 수요일과 주일, 큐티와 교제, 예배를 드리며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일주일간 노숙자들과 식사도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는 최근 못나갔지만, 아프리카 등에 세탁장, 샤워장을 만들어주고 가난한 이들을 치료도 해 주었다. 119 차량 같은 아픈 환자들을 운송하는 차도 선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양도 수십 마리 제공했다. 봉사하는 선교단체"라고 소개했다.
그간 일방적인 매스컴의 보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는 "사실이 아닌 것들을 너무 많이 올려놨다. 이미 끝난 사건도 추측성으로 올렸다. 왜 그렇게 저를 매도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자신들의 (유튜브 등) 채널 홍보를 위해 그랬더라"고 했다.
조 씨는 "사실 이 방송을 하면 손가락질 하고 매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건 감당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며 "그래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조양은이라는 사람이 변화됐구나(생각할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사회서 인정받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신앙 안에서 변화됐다고 인정받으려면, 그간이 모든 것을 벗어버려야 한다. 예전에 살아온 삶. 머릿속에 담긴 것들은 추억이라고 볼 수도 없는 어두운 그림자다. 이 모든 그림자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때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걸어간 길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향한 속죄의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비슷한) 조직들도 올바로 인도해야 하지 않겠나. 감옥에 동생들, 어린아이들이 있다고 찾아가주는 이런 것(삶)은 아니라고 본다. 돈 벌고 나이 먹어 떠나버리면 그만이라지만 그래도 기회를 주고 갔구나(노력했구나) 하는 것은 남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어렵게 자녀 이야기를 꺼낸 그는 "혼자 산지 오래됐지만 나도 딸이 하나 있는데 벌써 스무살을 갓 넘었다"라며 "(그간 나이가 어려, 아버지에 대해) 무슨 얘긴지도 몰랐다. 성장하니 딸 보기도 부끄럽더라. 이 방송을 하기까지 몇 년간 생각을 깊게 했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 '내 이름으로 집 한 칸 갖지 않겠다'. '외제차 하나 사지 않고, 내 이름의 땅 한 평 갖지 않겠다'. '술마시지 않고 도박, 마약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폼잡고 다니지 않겠다'는 열세 가지 약속을 했다. 기회가 되면 그런 이야기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