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기반시설 파괴와 생필품 부족 등 겪어
많은 이들 피난길 떠나, 인도적 지원 절실한 상황
유엔(UN)과 인도적 협력 기관들은 유엔난민기구(UNHCR) 주도로 1일, 우크라이나에 남은 국내 실향민과 인접국으로 대피한 난민들을 돕는 데 필요한 긴급구호 모금을 17억 달러(약 2조 473억 원) 목표로 시작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우크라이나를 떠나 인접국으로 대피한 사람들을 난민으로 규정한다.
유엔난민기구에서 각 정부 자료를 수합한 결과,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군사 행동 이후 지난 6일간 우크라이나를 떠나 인접국으로 간 난민은 약 66만 명으로 추정됐다.
UNHC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전기, 수도, 도로 등이 폭격으로 파괴되고, 생필품이 부족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난길에 나서 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엔은 오는 7월까지 우크라이나 안에 긴급 구호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약 1,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같은 시기 주변국들에도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난민이 약 400만 명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총장 직속 인도적 업무 및 긴급구호 조정관은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지하나 지하철역에 숨어 있고, 폭발과 사이렌 등 무서운 소리를 피해 목숨 걸고 도망치고 있다"며 "사상자 수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가장 암담한 어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모금할 17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내 국내 실향민을 돕고 인접 국가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난민을 지원하는 데 각각 사용된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긴급 지원(Flash Appeal) 기금으로는 앞으로 3개월간 6백만 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11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한다. 모인 기금은 취약 계층에 현금으로 지원하거나 식량과 식수, 의료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폭격으로 파괴된 집을 고치는데 사용된다.
이와 함께, 기금이 마련되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당국이 실향민을 위한 경유 및 수용 센터를 운영하고, 젠더 기반 폭력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주변국에 머무르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는 '유엔난민기구 주도 기구간 우크라이나 사태 지역 난민 대응 계획(UNHCR-led Inter-Agency Regional Refugee Response Plan)'에는 초기 구호 기금 5억 5,060 만 달러가 필요하다. 이 대응 계획은 유엔난민기구가 주도한다.
보호자 미동반 아동처럼 특별 도움이 필요한 난민을 포함해 폴란드, 몰도바,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주변국으로 대피한 사람들에게 임시 거처, 긴급 구호 물품, 현금 지원, 정신 건강 및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21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난민 사태가 될지 모른다"며 "주변국들과 이곳 시민들이 연대해 우크라이나 난민을 환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유입되는 난민들을 돕고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도 지난 2월 25일부터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우크라이나에서 피난하는 인구의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이라며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고 있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긴급 구호 활동 후원은 인터넷 페이지(https://unhcr.or.kr/ukraine-emergency)에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