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한 정교회 주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적그리스도에 비유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BBC 글로벌뉴스 팟캐스트 종교와 윤리 프로듀서인 해리 팔리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변인인 예브스트라티 조리아 주교를 인터뷰했다.

팔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영적 공간을 공유한다"라는 푸틴 대통령의 신념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는 9세기에 동방정교회가 이 지역에 도착한 것을 말한다. 그는 다른 많은 러시아인들처럼 그 당시 존재했던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러시아 역사를 보고 있다"라고 했다.

팔리는 "모스크바와 러시아정교회가 발전해 정교회 내에서 거대한 힘을 갖게 됐다. 하지만 2019년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러시아에서 분리되어 독립을 인정받았다"라며 "종교는 푸틴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하다. 그의 이러한 정신 때문에 공헌대축일(Epiphany)를 기념하기 위해 얼음물에 몸을 담근다. 그는 세례 십자가를 착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팔리는 "푸틴은 자신을 모스크바 아래 동방정교회의 재결합을 위한 일종의 메시아적 인물, 구원자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팔리는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독립적이며 모스크바의 권위를 거부한다"고 지적하며 푸틴을 메시아적 인물로 규정하는데 격렬하게 반대한 조리아 주교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조리아 주교는 "푸틴 대통령은 정말 메시아가 아니다. 우리 시대의 적그리스도"라고 밝혔다.

그는 팔리에게 "그가 (하는) 모든 것은 복음과 하나님의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적그리스도)이다"라고 말했다.

팔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의 기저에 깔린 종교적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팔리는 "종교는 러시아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들 중 71%가 정교회 신자라고 밝히고 여기에 더해 러시아인의 절반 이상이 진정한 러시아인이 되기 위해서는 정교회 신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지정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강력한 국가 정체성과 강한 종교적 정체성의 결합'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정교회가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과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인용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은 침공 직후 푸틴 대통령을 칭찬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가스펠 코얼리션을 통해 게재된 한 기고문에서 베일러대학 교육재단 교수인 페리 글랜저는 "전 공산주의자들이 대부분 러시아정교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들은 이같은 권력을 사용해 러시아 버전의 기독교 민족주의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러시아에서 2년간 거주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오랜 기간 연구해온 글랜저 교수는 "이는 교회를 국가의 도구가 되게 한다"라며 "러시아 정치인들은 시민사회를 재건하고, 종교자유를 개선하거나, 종교교육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배적인 러시아정교회는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라며 "러시아 정부는 지속적으로 러시아 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관을 세우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때로는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도를 불법화하고 도덕적 개혁을 요구하는 개신교와 러시아정교회를 박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계 미국 기독교대학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글랜저 교수는 "푸틴의 광적이고 치명적인 꿈을 확장하기 위해 러시아 용병들이 2017년 우크라이나로 진군해 도네츠크 신학교에 그들의 본부를 세웠을 때, 기독교를 짓밟으려는 러시아의 노력이 국경을 넘어 확장됐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러시아 기독교 상황과 한때 가톨릭이 불법이었던 구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기독교에 대한 태도를 대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들과 달리, 러시아 개입 이전에는 종교자유를 장려했던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 기독교 기관이 번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덕적으로 부패한 공산주의 지도자에 의해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시민사회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는 증거로 국가 최초의 가톨릭 고등교육 기관인 우크라이나가톨릭대학교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글랜저 교수는 "러시아는 국경 너머에서 일어나는 시민사회의 징후와 희망을 죽이기 위해 사냥을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