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말이 맞는지 틀린지 O X로 답해 봐. '회개하면 예수님은 나를 용서해주신다!"
"맞는 거 아냐?"
"우리가 회개하기도 전에, 사실 예수님은 나와 너를 이미 용서해 주신 거야."
"......"
"와, 나 울 것 같아."
이 대화는 서창희 목사(한사람교회)가 친구들에게 불려 나간 홍대 술집에서 성령이 임하신 순간을 담은 것이다. 교회 비판, 삶의 하소연, 죄책감 등의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서 목사는 "이 말이 무언가 그들에게 충격이었던 것 같다. 그들이 하나님께 가지 못하고 있었던 죄책감이 그 친구들의 마음에서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위의 대화가 술집에 앉은 남자들에게 위력을 발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교리가 자신들의 삶에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책 '일상에서 만난 교리'(생명의말씀사)는 단순히 교리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신학자들과 교단들 각각의 교리의 차이점을 비교, 설명하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은 '교리를 삶과 연결시키는' 책이다. 신앙 지식을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돕는다는 뜻이다.
이 책은 저자 서창희 목사가 교회서 했던 교리 설교들을 정리해 엮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개척한 교회의 성도들에게 기존의 전통적이고 체계적인 교리 교육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실패했다고 한다. 그들의 관심사는 교리 자체가 아닌, "교리 공부가 내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였다. 거듭남이, 성화가, 칭의가, 부르심이 과연 지금 내가 살아가는 내 삶에 어떤 시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 사고의 변화를 가져오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저자는 '구원의 서정'(The Order of Salvation)과 관련된 핵심적인 교리들을 선별해 책에 소개했다. 그는 "구원을 받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순서 자체가 구원의 핵심 즉 복음의 정수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책의 핵심은 위에서 말했듯이 교리의 설명이 아닌, "교리의 핵심을 이해할 때 그것이 삶의 어떤 주제들과 연결될 수 있는지"이다.
때문에 저자는 '구원의 서정'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교리를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일상의 언어로 표현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청국장 가루를 요구르트에 타 먹는 일에서 '효력 있는 부르심'의 교리를, 자녀를 위해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논의에서 '거듭남'의 교리를,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서빙 알바생에게서 '회개'의 교리를, 나이아가라 폭포 외줄타기로 '믿음'의 교리를, 개그맨 양세형의 미성년자 근로기준법으로 '칭의'의 교리를, 아이스크림을 손에 잔뜩 묻힌 아이에게서 '성화'의 교리를,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에게서 '견인'의 교리를 설명한다.
"구원의 서정에서 왜 처음으로 '부르심'을 소개하는가?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만약 나를 창조하신 존재가 있는데 그 존재가 나를 불러 주지 않으신다면, 나는 세상에 왜 왔는지도 모르고 그냥 공부하고, 돈 벌고, 목적 없이 덩그러니 남겨진 존재가 된다. 쉽게 말해, 이 땅에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아직 하나님의 부르심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부르심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것과 같이 삶의 특정한 영역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놀이터에 사람들이 사라지고, 인생에 배고픈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내 삶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p.28_부르심)
저자는 "처음 구원을 경험하고 정리하는 사람부터, 이미 구원의 확신이 있은 지 오래된 사람까지 '구원의 서정'을 다시 묵상할 필요가 있다"며 "술집에서도 적용되는 것이 교리라면, 당신의 삶에도 작은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책의 부록에는 교리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도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