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공개된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는 최초로 '국군포로'가 명시됐다.
지난달 말 유엔 총회가 제3위원회에 제출한 이 결의안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정치범수용소를 활용한 자의적 구금과 고문·성폭력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민에 대한 처형 △사상·양심·종교·표현의 자유 통제 등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특히 국군 포로에 대한 인권 침해 상황도 언급됐다. 한국전 당시 북한측에 포로로 끌려간 이들과 그 후손들이 탄광 등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는 인권 침해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2014년 작성된 '유엔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 이후 최소 5만여 명의 국군포로가 송환되지 않은 채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탈북해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한국 정부는 대부분의 국군 포로를 전사자로 처리하는 등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총 80명의 국군 포로가 돌아왔으나, 대부분 자력 탈출이거나 인권 단체의 도움을 받은 경우로,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송환을 촉구하거나 유엔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 외에도 결의안은 북한이 국제보건기구(WHO) 지침에 따라 적절한 코로나19 백신의 전달과 배포를 위해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등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은 국경을 폐쇄하고 백신 지원을 거부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백스는 지난 3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0만 회분을 배정하는 등 백신 공급을 제안했으나, 북한의 거부와 준비 절차 미흡 등으로 실제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EU가 이를 대표해 유엔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올해로 17년째다.
올해 결의안에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인권 유린의 책임 추궁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9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에 불참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올해에도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 일본, 프랑스, 독일 등 35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린 이번 결의안에 한국은 3년째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