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독교인 다수가 사는 마을을 포격한 미얀마 군부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서부에 위치한 친주 탈틀랑 마을을 포격한 뒤 방화해 건물 160여 채와 교회 2 곳을 파괴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 등 외신은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친주의 저항세력인 ‘친랜드시민방위군(CDF)’이 가옥을 침입해 재산을 약탈하던 미얀마 정부군 ‘타트마도(Tatmadaw)’ 소속 군인 1명을 사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친주에서 자행해 온 심각한 인권 침해 보고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끔찍한 공격은 국제 사회가 버마군에 책임을 묻고 군으로의 무기 이전을 막는 것을 포함해, 인권 침해와 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함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또 “친주와 사가잉 지역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버마 보안군이 군사 작전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 우리는 이 정권이 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부당하게 구금된 모든 이들을 석방하며, 포용적 민주주의로의 회복을 촉구한다”면서 “끔찍한 폭력에 대한 책임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은 계속된 화재로 집을 비우고 떠난 탄틀랑 주민을 1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외에도 미얀마 군부는 예배당과 가옥 파괴를 비롯해, 어린 소녀들과 여성 강간, 강제 노동을 위한 민간인 납치 및 살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군부가 친주의 수도인 하카 인근의 리알티를 습격했다. 탄틀랑 센테니얼 침례교회의 목사인 꿍 비악 홈은 집에 난 불을 끄던 교인을 돕다가 정부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목회자 피살 사건을 강조하면서 국제 사회에 “살아있는 지옥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의 소수 민족은 태국, 중국, 인도와 국경을 접한 분쟁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민병대가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하자 줄곧 정부군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회로 피신하는 민간인들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미얀마군은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최고사령관인 아웅 흘라잉을 과도 정부의 신임 총리로 내세웠다.
훌라잉 최고사령관은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 규합에 나선 반정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얀마 애국자 협회(Ma Ba Tha)’와 같은 민족주의 불교 단체와 결속을 다져가고 있다.
미얀마는 올해 기독교 박해 지수 18위에 올라 있으며, 미 국무부가 꼽은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돼 있다. 특히 불교 민족주의로 인해 박해 수준이 “매우 높음”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