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인 에리트레아에서 두 명의 개신교 원로 목사가 정부의 최고보안심문센터에 수감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 감시 단체인 ‘국제기독교컨선(ICC)’이 처치인체인스(Church in Chains) 통신사를 인용한 발표에 따르면, 거메이 아라야 목사(75)와 사무엘 옥바미차엘(74) 목사가 한밤중에 집에서 나와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옮겨졌다.
ICC는 이후 두 목사가 국가에서 보안이 가장 삼엄한 ‘웽겔 머메라(Wengel Mermera)중앙범죄 수사조사국’에 연행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또한 경찰은 조지오 게브렙(72) 목사도 체포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병상에 누운 것을 발견하고 수감이 가능해질 때까지 가택연금 명령을 내렸다.
ICC에 따르면, 에리트레아 당국에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종종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추후에 그들의 행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전무하다.
특히 에리트레아의 교도소는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또 수감자들은 선적 컨테이너에 갇히며, 신자들은 신앙을 포기할 것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싸야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수도 아스마라에 위치한 에리트레아 정교회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에리트레아 정교회, 로마 가톨릭, 루터교 등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활동할 수 있는 3대 기독교 교단 중 가장 큰 교파에 속한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 인민전선의 총재인 아페웨르키는 알코올 중독자로 알려져 있으며, 무자비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ICC는 아페위르키의 기독교 억압 정책에 대해, 종교의 정치적 세력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3월 당국은 아스마라와 아사브 시에서 두 차례에 걸쳐 기도회를 급습해 35명의 기독교인 중 여성을 포함한 13명을 수감했다. 이후 이들의 석방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2월에는 여성을 포함한 복음주의 및 정교회 배경을 가진 70명의 기독교인들이 석방됐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10년 이상을 무혐의로 수감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바나바스 펀드(Barnabas Fund )에 따르면, 2020년 9월 이후 에리트레아에서 최소 160명의 기독교인들이 감옥에서 석방되었지만, 정부의 기독교인 억압 정책이 완화된 것은 아니었다.
영국의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릴리즈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에리트레아에서 시민들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모든 불미스러운 일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는 평범한 이웃을 첩자로 만들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가족들을 기독교인이라고 신고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