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교회가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종교적 면제 문서'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 교회는 앞서 정부의 집합제한 명령을 거부하기도 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23일 KCRA 뉴스를 인용해 "로클린에 위치한 데스티니크리스천교회의 그렉 페어링턴 목사가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면제 서한을 제공했고,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이를 받아갔다"고 전했다.
페어링턴 목사는 KCR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자유 국가이며, 우리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다. 도덕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과 함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평균 1만 명이 온·오프라인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이 교회는 최근 LA 타임스에 백신 접종에 예외를 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서를 보냈다.
페어링턴 목사는 "의사, 간호사, 교육자, 최초 대응자들에게서 수천 통의 연락을 받았다. 그들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자신들의 생계가 위태로워질 것을 우려해 눈물까지 흘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많은 신앙인들에게 도덕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우리가 발행하는 종교적 면제 문서는 이것에 관해 말하고 존중하고 긍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페어링턴 목사와 그의 아내는, 도덕적인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다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의료진, 교육자 등 근로자들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이와 관련, 미쉘 멜로 스탠퍼드 법학과 교수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분은 타인에게 가해지는 위험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받거나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것은 명령이 아니"라며 "명령이란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중요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되면서, 많은 학교와 기업들은 근로자 등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의료적·종교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에서 면제될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데스티니교회가 종교적 면책 문서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반면, 뉴욕의 로마가톨릭대교구 및 다른 기독교계는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용인되는 행위며, 우리가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대교구는 성직자와 직원들에게 "신부가 백신에 대한 종교적 면제 조치를 내릴 근거가 없다"며 "자신의 신념에 근거해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자유이지만, 성직자들은 이러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개빈 뉴섬 주지사는 앞서 코로나19 기간 대면 예배를 제한하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일부 교회는 이 지침을 어겼고, 일부는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4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