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이었던 아담과 하와 시대에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풍족한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축복도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은 사건 후 인류에겐 결실을 맺기 위한 조건으로 땀을 흘려 수고를 해야 하는 대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처럼 인류가 씨를 뿌리고 수고함으로 수학한 결실을 거둬드려 감사제를 드린 것이 가인과 아벨의 첫제사이다.
우리가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의 감사제가 하나의 절기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그들이 출애굽 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면서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에 입성하기 전 긴 40 년 동안 광야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특별히 광야에서의 생활은 유목생활이였고 그곳에서의 환경은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했다. 아마도 이와 같았기 때문에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생활 중 소망이 곡물을 수확하여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하여 소산을 거두어들인 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음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맥추감사절은 곡물을 수확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추수 감사절기중 하나이다. 맥추감사절의 이름은 보리와 모맥 추수 직후에 거행되는 전통적인 절기인 칠칠절, 즉 오순절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오순절이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에게 성령이 임하심으로 성령 강림절로 우리가 기념하고 있는 절기를 말한다.
무엇보다 맥추절은 초실절로 불리기도 하는데 유대력으로 니산월 14번째 날 저녁에 유월절 만찬을 먹은 뒤 찾아오는 첫 번째 안신일을 지키고 바로 다음날 새벽에 이스라엘 전체를 대표해서 처음 익은 곡식을 베어 선전에서 "초실절" 제사를 드린 것을 말한다.
이 초실절의 제사에는 "하나님께서 이 곡식을 거둘 수 있게 하셨다."는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때 "초실절"에 드렸던 곡식은 언제나 "보리"였다. 그래서 보리를 거두어 제사를 드리는 절기라는 의미에서 "초실절"의 또 다른 이름으로 "맥추절"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즉 "초실절"이 종교적인 이름이라면 "맥추절"은 종사적인 이름인 것이다.
"초실절"의 한자어는 '처음 초(初)', '열매 실(實)'자를 써서 '첫 열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초실절"의 예언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 비밀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지역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죽은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며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했던 사실과 연관이 있다. 이처럼 "초실절"은 부활절의 모형인바 예수님께서 죽은 자들의 첫 열매로 부활하사 예언이 성취된 것이다.
이처럼 2021년 또 다른 절반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에 맥추절을 지키는 것은 영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담겨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반년을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만을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야 한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코로나의 광야에서 하나님의 돌보심과 은혜를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 첫 열매를 감사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맥추감사절의 정신은 "하나님 은혜를 인정하며 살겠다"고 하는 결단의 표현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도 이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남아있는 2021년 하반기를 하나님께 맡기며 우리의 삶을 인도해 달라는 믿음으로 달려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