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 창조보다 중대한 하나님의 사역이라 규정
섭리 중핵, 구속 섭리 또는 구속 사역으로 확정
구속 사역, 언약하시고 성취하시는 방식 진행돼

6월 28일 오후 '팬데믹 시대, 에드워즈,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온라인 진행된 2021 제8차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Jonathan Edwards Conference, Korea)에서,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는 '구속사에 나타난 에드워즈의 섭리론'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최근 진용식 목사(안산 상록교회)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소위 '회심 준비론'을 비판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구속사>는 이사야 51장 8절을 본문으로 행한 30차례의 설교 시리즈를 한 권으로 묶은 설교집으로, 그는 책 속에 나타난 '섭리론(the doctrine of providence)'을 탐구했다.

정성욱 교수는 "에드워즈는 섭리가 창조보다 중대한 하나님의 사역이라 규정하고, 섭리의 중핵을 구속 섭리 또는 구속 사역으로 확정했다"며 "그는 구속 섭리의 본질이 언약 섭리라고 주장하면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은 언약하시고 성취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에드워즈에게 섭리가 창조의 목적인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섭리의 본질이 구속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구속의 섭리 즉 구속 사역이 창조보다 더 중대한 이유는, 구속 사역이 창조 이전에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 직후 시작되지만, 구속 사역은 창조와 타락보다 더 이전인 영원 안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각 인격들은 말하자면 하나의 계획, 곧 구속 언약에 있어 하나가 됐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성자를 지정하셨고, 성자는 그 사역을 수행하셨으며, 그 사역에 수반된 모든 일들은 규정되고 합의된 언약에 따른 것이었다"며 "에드워즈에 의하면 영원 안에서 시작된 구속 사역의 핵심은 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세 위격간에 맺어진 '구속 언약(pactum salutis)'이었다. 이 구속 언약은 우주만물의 창조 이전에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세우신 영원한 경륜"이라고 전했다.

정성욱 교수는 "에드워즈가 '구속 언약'을 수용했다는 것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the Reformed Orthodoxy)가 주창한 '구속 언약- 행위 언약- 은혜 언약'의 삼중적 언약 신학을 수용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들 중 하나"라며 "그는 18세기 신대륙이라는 맥락에서 신학을 했지만, 17세기 유럽과 신대륙의 개혁파 정통주의의 신학적 연구와 결실들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 수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나단 에드워즈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정 교수는 "에드워즈에 의하면 하나님의 구속 섭리와 구속 사역은 크게 ①원수들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 ②인간이 타락했을 때 상실된 것들의 회복 ③마귀와 그에 속한 죄인들을 제외한 모든 피조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 ④전체 교회를 영화롭게 하기 ⑤삼위일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등 다섯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다섯 번째 목적이 최종적·궁극적 목적이다.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목적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며, 구속 사역의 목적도 결국 삼위일체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드워즈는 근본적으로 '복'을 구속·구원으로 이해했다. 이는 결코 틀린 것이 아니지만,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본다면 '복'은 구원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 통치자가 되고 그 나라를 상속받는 것"이라며 "에드워즈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없진 않았지만, 구속사적 성경해석으로 일관했기에 하나님 나라 관점이 충분한 주목을 받진 못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에드워즈의 구속 신학적·은혜 언약적 통찰을 온전히 수용하면서도, 좀 더 포괄적·통전적 하나님 나라 언약적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성욱 교수는 "에드워즈는 인간의 구속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이 구약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언약과 약속의 성취라고 주장한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와 탄생, 성육신은 창세기 3장 15절의 은혜 언약, 아브라함에게 주신 은혜 언약, 그리고 다윗에게 주신 은혜 언약의 성취였다는 것"이라며 "또 그리스도의 비하와 고난 그리고 순종의 삶은 모두 시내산 언약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공의의 행위는 그리스도가 그것을 행하실 때 지키셨던 법과 관련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에드워즈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①인간으로서 순종했어야 할 법인 도덕법 ②유대인으로서 지켜야 했던 의식법 ③중보자로서 하나님이 지키도록 명하신 계명들을 담고 있던 중보의 법 등 세 가지 법에 순종하셨다"며 "부활 이후 재림까지의 역사 즉 교회 시대는 끝날 또는 말세로 불리는데, 에드워즈는 이 시기를 은혜 언약의 성취와 연결시킨다"고 했다.

또 "에드워즈는 그리스도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이라고 명확하게 지적한다. 하나님은 둘째 그리스도이자 마지막 그리스도인 예수께서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심으로 아담과 처음 맺으신 하나님 나라 언약을 성취하신다"며 "바로 이것이 성경 전체의 요점이자 성경 전체를 끌고 가는 대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드워즈가 그토록 강조했던 그리스도 나라의 건설과 완성은 바로 하나님이 첫 아담과 맺으셨던 첫째 언약인 창세기 1장 28절의 성취이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 즉 그리스도 나라에서 창세기 2장 16-17절이 요구하는 '하나님의 법에 대한 자유로운 순종'은 영원히 성취될 것"이라며 "에드워즈는 18세기 신학자로서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의 구속-행위-은혜 언약이라는 3중구조 언약신학을 그대로 수용했으나, 창조 목적을 '그리스도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고 파악함으로써 21세기 하나님 나라 관점의 언약신학과 상통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에드워즈의 섭리론이 담고 있는 놀랍고 심오한 통찰들은 21세기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계승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러면서도 우리는 하나님 나라 언약 신학의 방향으로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 외에도 오덕교 교수(전 합신대 총장)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영적 각성 이해와 한국교회', 심현찬 원장(미국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에드워즈의 천지창조와 한국교회'를 각각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