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당국이 선전하는 6.25 북침설을 믿지 않는 주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남도 한 주민 소식통은 24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6.25를 맞으며 함흥시내 공장 출근길 도로에 이른 아침부터 당선전선동부 방송차들이 줄지어 서서 '1950년대 6.25전쟁은 남조선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이 공화국을 압살하려고 도발한 무력 침공이었다'며 계급교양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며칠째 이어지는 방송에서 이들은 '원수들이 도발한 6.25 전쟁에서 군인과 인민들은 원수들로부터 수령을 결사옹위하고 조국을 목숨으로 지켜낼 투쟁정신으로 한 목숨 바쳐 싸움으로써 전쟁에서 결국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당국이 선전하는 6.25전쟁 역사를 두고 공장 노동자들 속에서는 6.25전쟁은 남조선이 도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북한)가 먼저 전쟁 준비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시작했다는 사실은 외국 방송을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당국에서는 몇십 년째 6.25전쟁이 미국과 남한의 도발에 의해 시작됐다는 거짓 선전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당국을 비난했다.

소식통은 또 "실제로 의식이 트인 주민들은 가까운 사람끼리 모여 앉아 6.25전쟁을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주민들은 '남조선이 먼저 전쟁을 도발했다면 남조선 군대가 전쟁 개시 3일 만에 평양을 점령해야지, 어떻게 (북한) 인민군대가 거꾸로 전쟁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할 수 있었겠느냐'며 '당국이 선전하는 전쟁의 역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 역사 왜곡의 본보기'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날이 다가오면 당국은 주민들에게 1950년대 6.25전쟁은 우리나라를 삼키려는 남조선이 미국을 등에 업고 도발한 침략 전쟁이었다는 내용의 선전에 열을 올린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계급적 원수들을 한 시도 잊지 말고 조국 수호전에 나서야 한다는 선전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당국은 '남조선 문화와 미국에 대해 우호적 감정을 지닌 청년층들을 대상으로 6.25 전쟁은 우리 조국을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자들과의 사상과 정신력 대결이었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었다 해도 청년들은 계급 투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이미 노트텔과 터치폰에 USB 메모리나 SD 카드를 키워 남조선 영화와 미국 영화를 시청하고 있어, 6.25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전쟁 시작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남조선이 조선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미군과 유엔군이 하는 수 없이 참전하게 되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훤히 알고 있는데 당국이 뻔한 거짓말을 되풀이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8년 평양에서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20대 한 대학생은 "지난 2004년 남조선에서 개봉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평양에 CD로 들어와 청년들 속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영화를 보면 6.25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전쟁으로 인해 한 가족(형제)이 어떤 비극을 겪었는지 잘 묘사되어, 당시 이 영화를 몰래 본 우리나라 청년들은 6.25전쟁의 실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